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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라디오에서 담배연기를 금으로 바꾼 사람의 얘기를 들었다. 영화 스모크에도 나온 얘기라고 하는데 영국에 담배를 들여온 월터 롤리 경이 담배연기의 무게를 잴 수 있는지를 가지고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 여왕과 벌인 내기에 대한 얘기이다.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 담배연기의 무게를 재려면 어떻게 하겠는가? 풍선을 이용해서 담배 연기의 무게를 재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 내기는 월터 롤리 경의 승리로 끝이 났다고 한다. 답은 이렇다. 우선 담배의 무게를 잰다. 그리고 담배를 다 피고 난 후 재와 꽁초의 무게를 재서 담배의 무게에서 빼면 그것이 연기의 무게라는 것이다. 영국 여왕은 이 답을 듣고 금화를 내 주며 연금술사들이 연금술로 금을 만든다는 얘기는 들어 봤지만 담배 연기로 금을 만드는 것은 당신이 처음이라며 웃었다고 한다.


담배에 대한 에피소드로 그냥 웃고 지나갈 수 있는 일화이지만 창의성에 대한 답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담배 연기의 무게를 재라고 하면 우리는 우선 담배 연기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하지만 연기를 측정하는 것은 무척 어렵고 어떻게 측정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담배와 담배 꽁초라면 그렇지 않다. 재치있어 보이기도 하지면 어떻게 보면 그럴듯 하기도 하다.

흔히 창의성이란 머리를 스치듯 번뜩이는 것이라 여기기도 하지만 대부분 창의적인 생각들은 노력의 결과라 생각한다. 사물을 이리 저리 뜯어 보고 고쳐 보고 돌려 본 후 어느 순간 창의적인 생각이 머리를 때리는 것이다. 하지만 사물을 이리 저리 뜯어 보는 데에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여기에 ‘억지로’ 라는 요소를 미량이라도 섞으면 창의력은 나오지 않는다. 지겨운 작업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상대방의 얼굴은 싫증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가 아이폰을 처음 잡았을 때 그 때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을 쳐다볼 때, 자신의 애완 동물을 관찰하게 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 싫증이 나지 않는 관찰에는 한 가지 공통 분모가 있다. 그것은 바로 ‘애정’이다. 애정만 있다면 우리는 가만히 지켜볼 수도 있고 보면서 행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창의성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어떤 것에 애정을 가지고 있을 경우 그것에 대해 창의성은 발현되기 시작한다. 그저 그것에 대해 생각하기만 해도 좋기 때문이다. 월터 롤리 경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담배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영국에 들여오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사랑하는 담배를 피우는 동안 공기 중에 퍼져나가는 연기를 보며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담배 연기의 무게를 재 볼 생각을 했을 것이고 그런 재미있는 답을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고통스럽다기 보다는 하나의 즐거움이 아니었을까? 이것은 바로 애정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창의성의 또 다른 얼굴은 애정이고 애정의 많은 얼굴 중 하나는 바로 창의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담배에 애정을 쏟게 되면 몸이 힘들어 지니 조심하긴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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