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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말 아이패드 예약에 대한 내용으로 인터넷이 뜨거웠던 것 같다. 이 예약관련 내용 중에는 사람들의 초기 반응과는 달리 엄청난 수의 판매가 예상된다는 정보화 함께 iPad의 새로운 기능에 대한 정보도 공개가 되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ePub를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ePub는 전자책을 위한 국제 표준으로 이 표준은 개방형으로 되어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것은 MP3의 전자책 버전쯤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iPad에 iBook을 탑재하는 이상 ePub형태를 기본으로 지원한다는 것은 그리 새로울 것도 없는 소식일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정보는 스티브 잡스의 거대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스티브 잡스는 그야말로 책을 MP3나 앱처럼 유통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튠즈를 통해 MP3를 유통시킴으로써 음악에 대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것은 iPod의 저변확대라는 결과로 나타나게 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제 이러한 모델을 책으로 적용하려는 듯 보인다. 이미 iPad는 여러 출판사들과의 계약을 통해 iBook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컨텐츠를 확보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메이저 출판사에 국한된 형태이고 작은 출판사의 경우 또는 한국과 같이 영미권 밖의 출판사들은 이 모델과 거리가 좀 있어보인다. 애플은 1차적으로 이들이 애플의 생태계내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나의 표준을 제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애플은 ePub라는 포맷을 통해 구글과 대등한 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구글은 이미 도서관을 웹 클라우드형태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하여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출판업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기존의 냅스터와 음반업계와의 마찰과 유사하다. 이때 애플은 아이튠즈를 통해 이러한 마찰없이 음반업계와 애플, 그리고 사용자 모두 윈윈하는 모델을 만들어 냈다. 책에서도 출판 업계와 마찰을 빚지 않고 출판업계에는 수익을 그리고 사용자에게는 만족을 줄 수도 있을 듯 하다. 게다가 이미 인터넷에는 저작권이 끝난 책들이 DRM없이 ePub로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구글과 비교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어쩌면 출판 2.0의 시대를 열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애플은 이미 앱스토어를 통해 소프트웨어 2.0, 개발 2.0의 시대를 열었기 때문에 이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Pub는 오픈 포맷으로 문서를 ePub형태로 만들어 주는 저작도구도 Freeware로 제공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책을 내고 싶다면 ePub형태로 만들어 앱스토어에 올리는 것도 생각해 봄직 하다. 만인에 의한 출판이라는 것의 뒤에는 iPad로 인해 책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자리잡고 있다.

iPad시대의 책 이라는 글을 보면 책은 두가지 형태로 나누고 있다. 요약해 보면 책은 그 내용(텍스트)이 중요한 것도 있고 형태와 내용 모두가 중요한 것으로 나뉘어 진다는 것이다. 이것을 좀 더 쉽게 이해해 보기 위해 해리포터를 텍스트 파일로 옮긴다고 가정해 보자. 이것은 출판된 책을 보는 것과 가독성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백과사전이나 지도책, 그리고 아이들 그림책을 생각해 보면 텍스트만 빼내면 이것은 책으로서의 의미가 크게 감소한다. iPad의 경우 이러한 구분은 매우 의미가 있다.

텍스트 위주의 책은 사실 iPad까지도 가지 않고 전자책만 와도 그 개념이 무척 달라진다. 우리가 책이라고 할 때는 어떠한 주제의 이야기를 하나의 종이뭉치로 분리를 해 놓은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보통 제본된 상태의 묶음을 권이라는 하나의 단위로 표현한다. 하지만 전자책에 와서는 이것이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챕터가 책이 될 수도 있고 한권으로 도저히 묶을 수 없는 분량도 한권이 된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책을 구분하는 기준조차 모호해져 블로그 자체가 책이 될 수도 있고 여러 관련있는 메일들도 책이 될 수 있다. 책을 위한 컨텐츠의 장벽이 무너지는 이러한 상황이라면 그리고 ePub 볼수 있는 디바이스가 보편화된다면 만인의, 만인에 의한, 만인을 위한 출판이라는 사건이 벌어질수도 있다.



형태와 내용 모두가 중요한 책들은 사실 ePub와는 관련은 없다. 그러나 iPad를 통해 또 다른 전환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책들은 10년전의 멀티미디어와 같은 형태의 책들로 발전하게 될 확률이 크다.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책은 바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고 여행관련 책들은 그곳의 동영상과 지도 등을 통해 리얼하게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교육을 목적으로 한 그림책이나 교재들은 인터랙티브 한 형태로 변경될 것이다. 이것은 iPad가 만들어 낼 미래가 될 것이다.

위의 동영상은 미국의 펭귄북스에서 iPad를 상상하며 만든 동영상이다. 형태와 내용을 고려한 책들은 이렇게 디바이스 특성에 맞게 멀티미디어 형태로 제작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사실 책과 앱의 중간 형태가 될 것이지만 컨텐츠를 가진 기존의 출판사, 그리고 잡지사에게는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iPad가 ePub를 지원한다는 얘기와 iPad가 우리의 독서환경을 어떻게 바꾸게 될지에 대한 두가지 얘기가 섞여있기는 하지만 iPad는 큰 변화를 줄 것이라는 것이 핵심이 된다. 여기에는 새로운 디바이스가 컨텐츠 자체를 진화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ePub를 통해 유통의 혁명까지도 이끌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것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으레 그래왔듯 애플은 몇 달 후 세상을 바꾸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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