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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에서 공연을 하는 코끼리가 도망을 가지 않는 이유는 발목에 묶어놓은 밧줄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 밧줄이나 묶여 있는 말뚝이 코끼리가 약간만 힘을 줘도 끊어질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코끼리는 결코 말뚝을 뽑거나 밧줄을 끊으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은 코끼리라는 동물이 원래 순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는 순전히 코끼리 길들이기의 결과이다.
사육사는 어린 코끼리가 들어오면 처음부터 이 밧줄과 말뚝으로 묶어 놓는다고 한다. 어린 코끼리는 당연히 이 낯선 구속에 저항하여 이 밧줄을 끊기 위해 노력해 보지만 어린 코끼리의 힘으로 안된다는 것을 이내 알게 된다고 한다. 그 이후 코끼리는 성장하여 밧줄을 끊고도 남음에도 이 밧줄은 끊을 수 없는 것으로 체념해버린다. 그리고 다시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코끼리 발목에 밧줄을 묶었지만 코끼리는 이 밧줄을 마음에다 묶어놓은 것이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듣고 ‘코끼리들이란..?’ 하는 반응을 보여서는 안될 것 같다. 이 코끼리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블로그를 통해 인간의 뇌는 세상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이기 위해 스키마라는 것을 만들어 사용한다는 얘기를 했던 적이 있다. 뇌가 처리량을 줄이기 위한 이러한 몸부림은 게으름으로 흘러간다. 여기에 자신이 지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받아들여진 것들은 더 더욱 자신의 마음을 옥죄게 된다.

언젠가 심형래씨가 개그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다르게 적용하면 개그가 된다면서 물컵을 들어 입에 가져다 대지 말고 머리로 위태롭게 가져가면 개그가 된다는 얘기를 했었다. 사실 그 장면이 그렇게 웃기지는 않았지만 작은 부분이라도 우리의 일상과 다르게 하면 무언가 변화가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가 고정관념, 편견,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지는 마음의 밧줄을 끊는 것이 창작의 시작점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학교나 할 것 없이 우리 사회는 창의력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 창의력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하다면 대단한 것이지만 사실은 이렇게 마음의 밧줄을 끊는 간단한 작업으로 출발할 수 있다. 아이폰은 마음의 밧줄을 끊고 나온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스티브잡스는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소개하면서 애플이 전화를 다시 발명했다고 얘기했다. 이 한 마디를 통해 스티브 잡스는 사전화기와 스마트폰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From Flickr by wahaha_wu

나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상상할 때 마음의 밧줄을 끊는 것 부터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유는 전화기를 바탕으로 아이폰을 상상했다면 노키아나 삼성을 압도할 정도의 제품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스티브 잡스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를 원했고 이를 전화기로 구체화 하였다. 그리고 그는 iPad를 만들었다. 컴퓨터는 으레 키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마음의 밧줄을 풀고 작업을 한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마음의 밧줄을 풀면 세상이 새롭게 보이기 마련이다. 지금 세상은 격동하고 있다. 이제 어떠한 기기를 만들어내도 이전과는 달라야만 한다. 애플이 전화기를 아이폰으로 다시 발명했듯이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모든 것에 대한 밧줄이 자신의 마음에 묶여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전자기기 업체들은 3스크린이라 불리는 새로운 영역에서 시장을 선점코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TV를, PC를, 휴대폰을 기존 제품의 아이덴티티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한번 되새겨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세상에는 충분한 혁신도 없고 충분한 만족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창의력도 없는 셈이다. 자신들이 무언가 새로운 것을 생각했다고 하는 순간 우리의 마음에는 밧줄이 둘러쳐질 수 있다. 새로운 트렌드에 맞게 자신들이 잘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놓는 순간 우리는 마음의 밧줄을 당연히 받아들이게 된다. 이 마음의 밧줄은 우리가 마음을 놓으면 자꾸만 와서 묶이는 마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스마트폰을 만드는 회사는 애플의 전략과 제품을 모방하고 있고 전자책 제조업체는 여지없이 킨들과 비슷한 모양과 기능으로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누군가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면 이를 가져다 바로 마음을 꽁꽁 묶어버리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전자책은 하나의 혁신이었다. 하지만 이것을 모방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혁신은 자신의 것은 아니게 된다. 그 모습은 충분히 끊을 수 있는 밧줄에 매여있는 비참한 모습의 코끼리, 바로 그것인 것이다.
창의적이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신의 마음에 묶인 밧줄을 세게 당겨 끊어버리자. 그러면 또 다른 세상이 다가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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