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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s

iPad, 전자책 시장을 달구다.

novathinker 2010.03.23 14:00
iPad가 출시되기도 전 부터 시장이 슬슬 달궈지고 있는 것 같다. 아마존은 벌써부터 iPad에서 기동되는 Kindle을 발표하고 흥분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존의 경쟁자인 반즈앤 노블도 14명의 개발자를 가둬놓고 iPad 앱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킨들과 누크라는 자신들의 전자책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는 시장의 강자들도 iPad에 대해서는 간과하지 못하는 것을 볼 때 역시 iPad가 전자책 시장에 던지는 파장이 미리부터 기대가 된다.

PC가 등장한 이후 전자책에 대한 니즈는 계속해서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공한 전자책이 킨들 정도인 것을 보면 이 시장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러나 킨들이 성공한 것은 킨들 디바이스가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서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킨들은 그저 나쁘지 않은 정도의 수준을 가진 디바이스일 뿐이다. 오히려 사용자들을 킨들에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시장이 가지고 있는 환경적 요인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일단 아마존에서 전자책형태로 구매할 경우 종이책에 비해 훨씬 싸다. 이것은 종이값, 물류비용 등등을 따지면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미국은 넓은 나라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루배송이 당연한 지경에 이르렀지만 미국에서 책을 구입하면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며칠이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전자책은 구입하면 바로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킨들을 그나마 성공작으로 만든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 이후 나온 전자책들은 킨들의 외형과 전자잉크라는 디스플레이를 답습하게 되었다. 그 결과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킨들만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여기에는 컨텐츠의 부족 등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즈앤 노블의 누크는 어마어마한 컨텐츠를 가지고도 실패하였다.

내가 킨들을 처음 보았을 때는 꽤 쓸만한 기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한국어 책들이 즐비했다면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다 아이폰을 갖게 되고 다시 킨들에 누크까지 접해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킨들의 대한 첫인상이 확 구겨져 버렸다. 페이지를 넘기기 위한 내 손가락은 자꾸만 스크린을 향했고 슬로우모션으로 넘어가는 페이지에 점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그 이후 킨들 대신 Kindle For iPhone을 사용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전자잉크가 아니면 전자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가 iPad에 책을 담겠다 하였을 때 모두 코웃음을 쳤다. LCD는 눈이 아파 전자책은 맞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 말은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킨들과 iPad를 주고 책을 읽으라고 한다면 난 주저없이 iPad를 선택할 것이다. 눈이 아프면 화면을 어둡게 볼 지언정 독서의 맥을 끊어질 정도의 사용감 밖에 주지 못하는 킨들은 사용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iPad는 전자책이라기 보다는 컴퓨터에 가깝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미 킨들에도 사전과 같은 부가적인 기능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 기능들이 iPad의 앱에서 구현이 된다면 더더욱 강력할 것이다. 책을 보다 사전으로 단어를 찾기도 하지만 만약 앱 내에 브라우저를 내장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면 더 나은 환경이 될 가능성은 무한하다 할 수 있다.

종이책의 경험으로 전자책을 대하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종이가 넘어갈 때의 소리와 같은 감성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아쉬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종이를 바라는 이에게 전자기기로 흉내를 내봐야 그 아쉬움은 모두 채워지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책을 읽다 접어 놓거나, 밑줄을 치거나, 메모를 남기는 경우에 대해서는 전자책이 종이책에 비해 월등히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사실 대부분의 전자책 업체가 기기에서 글씨가 보이는 것에 관심이 더 많기 때문에 책을 읽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경향은 덜하다. 이러한 것은 전자책 사업을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지속해온 아마존이 더 앞서가 있다고 판단된다. 아마존 킨들에는 Whisper Sync라는 기능이 있다. 이것은 킨들 디바이스, Kindle for iPhone, Kindle for PC 에서 책 컨텐츠에 대해 독자가 남긴 Annotation을 공유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아마존이 정의한 Annotation에는 세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책을 접은 것 같은 책갈피, 그리고 책 본문에 그은 밑줄(highlight), 마지막으로 책에다 남긴 노트가 그것들이다. 아마존에서 전자책을 구입한 독자는 아이폰, PC, 킨들 디바이스에서 모두 책을 볼 수 있는데 어느 기기에서라도 Annotation을 남기게 되면 다른 기기에 모두 똑같은 내용으로 동기화가 이루어진다. 아마존은 이 정보를 자신들의 시스템에 남겨놓고 웹을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Annotation을 개인 정보로 만들어 주고 이를 통해 독서노트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은 향후 아마존의 전자책 사업을 지탱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웹서비스를 통한 이용은 제한적이며 무엇보다 편리하게 Annotation을 남길 수 있는 기기는 가장 드물게 사용되는 PC밖에 없다. 현재에 비해 미래 상황은 굉장히 낙관적으로 보인다.

Kindle for iPad이 바로 분홍빛 미래이다. iPad는 책을 보는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책을 읽으면서 Annotation을 남기기에 가장 최적화된 도구라고 생각한다. iPad를 저작도구로 생각하여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iPad가 노트북과 같은 저작도구라면 소설가가 포스트잇에 창작을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iPad는 보조 저작도구일 뿐이다. 책을 읽다 간단하게 기록하는 Annotation은 보조 저작도구 정도면 최상이다.

지금까지 펭귄출판사와 같은 경우 멀티미디어 북과 같은 형태의 앱들을 소개했고, 잡지사는 마치 동적인 웹사이트 같은 앱을 소개했다. 그리고 전자책 업체들은 자신들이 기존에 선보였던 iPhone앱을 진화시키고 있다. 또한 애플은 iBook서비스를 예고하고 있고 국제 표준인 ePub 포맷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iPad는 전자책 시장을 서서히 달구고 있다. 수천년에 달하는 책의 역사를 iPad가 어떻게 바꾸게 될지 사뭇 기대된다.
여기에 아직 디바이스에만 전자책 시장이 있다고 믿고 있는 한국의 전자책 사업자들도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미 여러 인터넷 서점들과 출판사들이 컨텐츠의 전자화를 위한 회사를 설립하고 있고 인터넷 서점 뒤에서 유통을 담당하던 회사도 PC기반의 전자책 사업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바람직 하지만 아직도 아마존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폐쇄성을 앞세워 고객을 옭아매려는 생각보다는 iPad와 같이 범용적인 디바이스에서 전체 파이를 키워나가는 혜안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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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emix2.textcube.com BlogIcon semix2 오래전부터 전자책은 다양한 형태로 보여지고 있었지만 최근 아이패드로 인해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빠른 구동 능력과 풀칼라, 휴대성 때문일 것 같은데요, 아이패드를 발표할 당시 뉴욕타임즈(던가?) 어플을 시연했는데 신문과 동일한 모습이었지만 기사 내 사진 영역에 동영상이 포함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마도 전자책 또한 그러한 방향으로 진화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어쨌든 아이패드 정말 기대되네요!!
    2010.03.23 14: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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