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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라는 인재” 이것은 몇 주일 째 씨름을 하고 있는 주제이다. 과연 시대가 바라는 인재는 어떤 사람이고 이러한 사람들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사실 일개 직장인으로서 이러한 주제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웃기기는 하지만 세 아이의 아버지로써 한번 고민해 봄직 하다는 생각이 들고 만약 이러한 생각이 공감을 얻게 되면 더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블로그를 남긴다.

인재 한 사람이 백만명을 먹여 살린다던가 천만명을 먹여살린다던가 하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린다. 이 얘기는 단순히 숫자 놀음이 아니고 앞으로 펼쳐질 세상은 시스템보다 인간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 몇 명을 먹여살린다더라 하는 얘기만 할 뿐 어떤 사람이 인재인지에 대한 생각으로 확장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아이폰과 같은 성공작을 내어 놓은 스티브 잡스를 보면 우리도 스티브 잡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둥, 10만 앱 개발자를 양성해야 한다는 등의 알맹이 없는 소리만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 아니면 스티브 잡스는 돌연변이이까 제껴 놓자라는 식의 발언을 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나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그는 인재이다. 그가 만든 제품으로 먹여살리는 사람이 전 세계에 백만명은 넘을 것이다. 그것만 따져도 그는 인재다.

하지만 그런 결과론적인 얘기로 인재를 평가할 수는 없다. 그는 아이폰을 출시하기 전 부터도 인재였기 때문이다. 누군가 트위터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 플라스틱안에 컴퓨터를 담자는 생각을 한 스티브 잡스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누런 케이스의 컴퓨터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애플은 컴퓨터 업계에서 주류는 아니었다. 하지만 애플은 컴퓨터에 대해 항상 새로운 생각을 내어 놓는 회사였다. 이러한 자극을 통해 지금의 컴퓨터 환경이 만들어 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시대의 인재란 이렇게 남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서 꼭 엄청난 성공을 거두거나 꼭 백만명을 먹여살려야만 인재는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생각, 고정관념, 편견을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보고 약간이라도 이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성공이나 백만명의 수치는 그저 이러한 생각과 의지의 산물일 뿐이다.

스티브 잡스는 생활 컴퓨팅을 위해 다른 사람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일 뿐이다. 그리고 구글의 창립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포털 사이트에 오래 머무르게 한다는 상식아닌 상식과 다른 생각을 했던 사람일 뿐이다. 비단 비즈니스에 국한되지도 않는다. 일전에 이어령 씨는 "자동차는 수십 ㎏의 몸뚱이를 옮기려고 1톤이 넘는 쇳덩이를 굴리는 어리석은 기술”이라는 생각을 얘기한 적이 있다. 이러한 다른 생각은 환경에 대한 그리고 미래의 운송수단이라는 측면에서도 여러가지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비교가 가능한 계량화, 수치화에 몰두한 나머지 이에 구속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기 때문에 숫자가 나오면 거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그리고 다수는 옳을지 모른다는 어이없는 생각까지도 은연중에 하고 있다. 이것은 객관화 증후군이라 생각한다. 또 한가지 우리 사회는 모르는 것에 대한 강박도 있는 듯 하다. 왜 모르는게 부끄러워야 하는 것일까? 어차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태어났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항상 왜 우리는 사실만을 얘기해야 하는 것일까? 이것은 우리의 교육이 그렇게 우리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받아온 교육은 정답을 강요하는 교육이었다. 이해를 했건, 외웠건, 남의 것을 훔쳐보았건 상관없이 정답을 많이 아는 것이 능사였던 교육이었다. 이런 교육을 십수년 받아오면 머리 속에 정답 같은 것이 많은 사람이 장땡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정말 정답이고 장땡일까? 이 정답은 우리 머리속 외부에서 온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답을 강요하는 교육은 외부의 것으로 나의 머리 속을 정리하는 과정이 된다.

이러한 교육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받게 되면 과연 남과 다른 생각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이러한 교육에서 남과 다른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오답이 되고 그 사람은 낙오자가 된다. 물론 시스템이 중요한 시기에는 이러한 교육이 맞을 수도 있다. 시스템이 바라는 것은 시스템에 맞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매트릭스의 네오 처럼 빨간약을 먹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우리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녀들에게도 빨간약을 시럽으로 만들어 먹여야 한다.

남과 다른 생각을 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정답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정답을 묻지 말고 생각을 물어야 한다. 생각에는 정답이 없다. 생각을 물어보았을 때 생각을 대답하면 그것이 답이 된다. 그뿐이다. 하지만 남과 같은 생각은 생각이 아니다. 우리도 남과 대화할 때 그사람이 사실을 얘기하는지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가 없다. 그냥 사람의 생각을 들으면 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대로 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이어령 씨의 자동차에 대한 생각을 접하고 나서 세상의 많은 부분을 아무런 여과없이 받아들였다는 반성이 일었다. 자동차는 현대인의 필수품이고 어떤 메이커가 좋고 하이브리드는 환경을 생각하고 등등의 생각뿐이 없었다. 하지만 이게 내가 생각해 낸 나의 생각은 아니었다. 이것은 다른 사람과 여러 매체를 통해 세워진 하나의 선입견일 뿐이었다. 집, 내가 먹는 음식, 입고 있는 옷 등에 대한 것을 너무나 당연히 받아들이고 살았던 것 같다. 물론 적당히 하지 않으면 신경 쇠약에 걸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다른 생각이 세상을 더 낫게 만들어 준다는 믿음을 같는다면 즐거운 일이 될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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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beselfaware 트위터로 알게 되어 첫걸음 합니다.
    님의 말씀에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2010.03.24 13:25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emix2.textcube.com BlogIcon semix2 남 다른 생각과, 그 생각을 밀고 나갈 배짱,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재력이나 기반, 사회적 분위기 등등 복합적으로 중요한 것 같아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010.03.24 21: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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