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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L5가 시작된 것은 2004년이고 스펙이 채택된 것은 2007년이다. 그리고 2012년 권고안이 나와 실제로 상용화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HTML5가 2010년 2월 갑자기 부상하기 시작하더니 우리는 관심도 없었던 HTML5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쏟아 놓기 시작했다. 우리를 이렇게 만든 것은 바로 단 한 사람 때문이다. 그 사람의 이름은 바로 스티브 잡스이다.

스티브 잡스가 의도 했것 의도하지 않았건 관계 없이 우리는 그의 얘기에 영향을 받게 되었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스티브 잡스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된 것이고 그가 던진 한 마디에 우리의 관심사가 쏠리게 되는 것이다. 정보가 쏟아지는 Web2.0 시대에 우리의 한정된 관심을 쏠리게 한다는 것은 권력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물론 권력이란 말이 물리적 강제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자발적인 동의나 복종을 의미하는 권위라는 것이 여기에 더 가까운 의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자의 피부는 권력이라고도 하는데 이 정도를 가지고 권력이라고 못할 것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볍게 생각해 주길 바란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이슈를 설정하고 이를 회자되게 하는 것이야 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권력이라고 생각한다. 소셜 네트웤이전에는 매스미디어가 이러한 이슈 설정을 담당했었다. 다시 말해 어떠한 것을 이슈화 시킬 것인지를 정하고 실제로 이슈화했다는 것이다. 조중동이 사람들에게 배척받고 경향, 한겨레가 사람들의 호응을 얻는 것도 다 이 이슈설정에 따른 결과라 생각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보면 매스미디어는 기존의 권력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가 점차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이 시대에 이 권력은 분산되기 시작하는 듯 보인다. 이전 포스트에서도 언급했듯 소셜 네트워크는 허브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펼쳐진다. 소셜 미디어의 시대에 있어서 권력은 이 허브들이 나누어 갖게 되는 것 같다.

트위터의 예를 들어보도록 하자. 트위터에는 이외수씨 (@oisoo)나 김주하씨(@KimJuha)와 같은 잘 알려진 분들이 허브가 되기도 하지만 도사(@dosanim)나 고영혁씨(@youthinking), 정지훈씨(@hiconcep), 임정욱씨(@estima7)와 같이 트위터를 하기 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도 허브가 되기도 한다. 가수 비와 동명이인이기도 한 정지훈씨의 경우 트위터이후에 방송, 강연이 더 많아져 점차 알려진 분 쪽으로 분류가 되기도 하는 듯 하다.


어떤 경력,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되었건 그리고 어떤 과정이 되었건 간에 이들이 하는 얘기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게 마련다. 게다가 이들이 의지를 가지고 이슈화시키려고 한다면 이는 여지없이 트위터를 들썩이게 만든다. 이슈 설정과 이에 따른 영향력이 권력자의 표징이라면 이들은 새로운 권력자로 급부상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어쩌면 소셜미디어 시대를 맞아 권력은 어떻게 생성되는가에 대한 원초적인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허브는 단순한 숫자 놀음은 아닌 것 같다. IT전문 블로그인 ReadWriteWeb에서는 청중의 숫자가 영향력을 대변해 주지 못한다고 하였다. 트위터로 따지면 단순히 Follower의 숫자가 많은 것 만으로는 부족하고 멘션과 RT가 영향력을 좌우한다는 것이라 얘기하고 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우리는 권위를 가진 사람과 늘 대화(멘션)하기를 원하고 그들의 좋은 얘기를 남에게 인용하거나 전달(RT)하지 않는가?

트위터의 허브는 사실 영향력과 큰 관계가 있다. Follower를 늘이기 위해서는 사실 자신이 앞장서서 Following에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은 허브가 될지는 몰라도 이 글에서 얘기하는 권력자와는 거리가 좀 있다. 반대로 좋은 메세지를 통해 많은 수의 RT, 멘션을 받은 경우는 지금 당장은 Follower가 많지 않아 허브처럼 보이지 않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 메세지는 결국 다른 허브의 눈에 띄게 되고 간접적으로나마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좋은 메세지가 지속된다면 그는 차세대 허브로 등극하게 되는 것이다.

며칠 전에 조성문님(@sungmoon)의 블로그 포스트가 트위터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네이버를 향한 속 깊은 비판이 주된 내용이었는데 이 좋은 글에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이 RT를 통해 널리 알리게 되었고 @sungmoon님의 Follower도 이에 따라 점차 늘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참고 이 분이 이렇게 좋은 메세지를 세상에 내어 놓고 RT, 멘션의 홍수를 일으키는 것이 계속된다면 이 분도 여지없이 권력자의 반열에 오르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어떻게 보면 소탈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이러한 새로운 권력자의 형성은 사실 흥미롭기도 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은 사회에 긍정적인 발전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좋은 의도와 좋은 메세지를 통해 영향력이 생긴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 잘 이루어지지 않는 당연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PS 1. 트위터에서 허브가 되고 권력자가 되는 것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이 글도 허브가 중요하고 권력자가 좋으니 그렇게 되시라고 쓴 글은 아니다. 이 글은 이 현상에 집중하였고 이것이 어떻게 우리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인도할지에 대해 쓴 것이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PS 2. 트위터를 하면서 느낀 것은 트위터 Follower의 숫자는 그저 숫자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트위터를 게임 점수 따듯 Follower 숫자를 늘이는 것에 집중하는 것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경청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자신의 시야를 넓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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