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iPad가 저 멀리서 출시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인터넷으로 좁아진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iPad의 소식을 들으면서 같이 놀라고 즐기고 있다. 그리고 군침을 흘리면 기대하고 있다. (이 달 말 출시 예정인 9개의 국가들의 사람들은 우리보다도 더 뜨거울 것 같다.) 아직 iPad를 손에 넣지는 못했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들로 인해 iPad의 등장의 의미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iPad가 몰락해가는 신문과 잡지에 다시 기회를 불러 일으킬 것이고, 전자책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이며, 모여서 게임도 할 수 있어 게임시장의 핵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나는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다. iPad로 앱 개발의 관점이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iPhone의 앱과 iPad은 다른 기기이기 때문에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어떠한 것이 어떻게 바뀌게 될까?

iPhone은 사실 완벽한 개인기기였다. 이것은 전화기의 특성도 있지만 무엇보다 작은 화면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다시 말해 여럿이 함께 보기엔 화면이너무 작아 어쩔 수 없이 개인기기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iPhone의 앱들은 사용자 한 사람을 충족시키기 위한 서비스에 충실했다. 사실 이러한 개인 서비스에서는 UI보다는 정보에 치중해도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일단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부가적인 혜택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은 화면은 정보만 보여주기에도 모자란 감이 있었다.

반면 iPad는 9.7인치의 크기에 1024*768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몇 년 전의 모니터를 방불케 하는 이 화면은 사람이 한 번에 볼 수 있는 정보량을 채우고도 남는다. 원래 어느 정도 기능에 만족하면 디자인을 갈망하기 마련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를 선택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이러한 니즈는 iPad에서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iPhone에 비해 iPad의 앱은 앱의 품질은 물론이고 디자인의 완성도가 더욱 중요해 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 동안의 사용경험을 통해 품질에 대한 사용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질 대로 높아졌기 때문에 품질은 필수이고 여기에 디자인이 큰 차별 요소로 등장하기 시작할 것이다.

또한 iPad의 큰 화면은 개인기기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자신이 보던 화면을 두, 세사람이 같이 봐도 전혀 무리가 없는 크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iPad는 같이 보고, 즐기는 재미도 추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람들은 삼삼 오오 모여 서로의 화면을 공유하면서 iPad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개인 사용자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마케팅이나 판매 촉진에도 크게 활용이 가능하다.




@estima7님의 트윗에서 언급된 GAP의 iPad앱 동영상

라이코스의 임정욱 대표(@estima7)께서는 이런 트윗을 날린 적이 있다. 혜안이다. 여기에 덧붙인다면 제품 매장에서 iPad를 보여주며 설명을 하면서, 이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직접 골라서 보여주고, 사용자의 iPhone 이나 iPad 앱과 연동하여 할인같은 이벤트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이 제품과 관련된 다른 상품에 대해 소개도 하고 이 제품을 구입한 고객이 올린 소개 등도 매장에서 고객에게 직접 보여준다면 효과가 아주 좋을 것 같다. 더 나아가 이러한 경험들을 앱에서 볼 수 있게 한다면 사용자들은 자신의 iPad를 통해 이를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고 이것은 입소문이 아니라 눈소문 마케팅으로 발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모든 가능성은 역시 디자인에서 시작된다. 지금까지의 앱을 개발하는 관점은 사용자가 어떤 정보를 어떻게 찾거나 보여주는데 집중했다면 iPad 이후의 앱은 얼만큼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지에 관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기업들이 마케팅 도구로 앱을 활용하는 추세가 더욱 심화되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고, 이벤트, 제품 소개에 엔터테인먼트요소까지 붙여진 앱들이 차츰 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이러한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작업하던 웹 에이전시들은 이제 앱 에이전시로 확장할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iPhone앱이 Object-C로 대표되는 기술이 전면에 내세워졌었다면 iPad앱은 디자인이 전면에 내세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10여년 전에 웹에서 벌어지던 일이 앱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된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우리가 iPhone시장에서 2년 정도 늦은 것이 참 아쉽다는 생각이다. 소규모의 개미 개발자들이 자본을 축적할 기회를 놓친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외국에서 이미 이 시장에 먼저 진입한 사람들은 자본에 기술력, 경험, 여기에 디자인을 추가하면 되지만 이제 소규모로 시작하는 입장에서 탄탄한 경험 위에 디자인을 갖춘 세계의 경쟁자와 겨루는 시장에서는 불리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 오히려 답이 나올 수도 있다. 앱은 기술이 아니라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면서 시작하면 오히려 개발자 본능만 있는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위기라는 한자는 위험과 기회가 합쳐진것 처럼 iPad는 조금 늦게 시작한 우리에게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
신고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