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IT Trends

iBooks과 출판2.0

novathinker 2010.04.20 16:22
음반, 영화와 같은 시장은 유통업자들의 손에 꽉 잡혀 있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이 있더라도 이들의 눈에 들지 못하게 되면 그 시장에 진입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웹2.0은 이것을 바꾸어 놓았다.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유튜브같은 공유 사이트에 자신의 저작물을 올리고 이 중 뛰어난 작품인 경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그렇게 사람들의 눈에 띄게 되면 이 음악가, 영상 제작가는 두 가지 길을 선택할 수 있다. 계속해서 웹 2.0에 머무르며 수익을 도모하거나 음반제작자나 영화제작자와 같은 기존의 유통업자들 품으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어느 길로 가건 이들이 만나는 곳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아이튠즈이다. 아이튠즈는 유통업자들이 자신이 유통하는 컨텐츠를 팔기도 하고 개개인이 자신의 저작물을 올려서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이기 때문이다. 아이튠즈에 자신의 저작물을 등록해서 올리게 되면 적어도 이 저작물이 불법으로 유통되는 일이 최소화 될 것과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이 보장된다. 게다가 사람들이 이 컨텐츠를 어떻게 소비하게 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유통업체나 개인들은 기꺼이 자신의 컨텐츠를 내어 놓고 팔게 된다. 하지만 유통업체보다 재능있는 개인이 아이튠즈를 통해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일은 컴퓨터 프로그래머에게도 일어났다. 컴퓨터 프로그램의 유통은 사실상 매우 힘들다. 특히 기업용이 아닌 일반인을 상대로 한 분야는 메이저 회사에 자신의 프로그램을 위탁하지 않고서는 거의 불가능하였다. 그러므로 자신이 회사를 차려 메이저회사에 납품을 하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제작, 마케팅, 유통을 담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개발 비용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게 되고 납품을 하더라도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이 프로그래머들에게도 웹2.0에서 발생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었다. 먼저 특정 플랫폼이 있고 이 플랫폼에 맞게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올리기만 한다면 유통이 가능한 온라인 장터가 생긴 것이다. 이것은 애플의 앱스토어이다. 이후 여러 플랫폼에서도 이런 식의 앱스토어를 만들게 되어 개발자들은 소수의 인원으로 자신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등록하고 판매가 된 이후 수익을 나누어 가지게 되었다. 프로그래머들은 이 앱스토어를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거두기도 했지만 프로그램의 범위를 넘어 서비스로 확장하여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었다.

글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실 웹 2.0에 가장 먼저 발을 들여넣은 것이 글을 컨텐츠화하는 영역이었다. 웹2.0이전에 글은 신문, 잡지, 책과 같은 형태로 유통이 되었었다. 다시 말해 글을 생산하는 사람은 이러한 유통 채널을 통하지 않고 자신의 저작이 세상으로 알려지는 것은 매우 힘이 드는 일이 었다. 이 상황을 웹 2.0은 극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컨텐츠 생산자는 블로그와 같은 웹2.0 서비스들을 통해 자신의 글을 게재하여 이름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그런데 글이라는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이를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얻는 대신 기존의 유통채널에 흡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다시 말해 전업 블로거로 활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하늘에 별 따기 였고 대부분 웹2.0서비스에서의 명성을 바탕으로 책을 출간하는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새로운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다. 음악이나 동영상,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램과 같이 자신이 만든 것을 기존의 유통채널의 필터링 없이 컨텐츠화하여 이를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가 점점 윤곽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iBooks이다.


iBooks란 요전에 애플에서 출시한 iPad에 포함된 일종의 앱이자 전자책 플랫폼을 의미한다. iBooks는 기존의 아이튠즈나 앱스토어와 같이 전자화된 책을 바로 구입할 수 있고 이를 내장된 전자책 앱을 통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현재 iBooks는 출판사들과의 협약을 통해 그들의 컨텐츠만을 유통시키고는 있지만 앱스토어나 아이튠즈와 같이 개인 자격으로도 컨텐츠를 올려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Pad는 ePub를 지원한다. ePub는 전자책에 대한 국제 표준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개인이 자신의 컨텐츠를 ePub형태로 만들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iBooks를 통해 읽는 것은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이런 오픈 포맷은 상대적으로 컨텐츠가 취약한 애플이 취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우리는 컨텐츠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전자책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디바이스에서 전자책을 읽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디바이스에 Reader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고 이 소프트웨어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변환을 해야 한다. iPad에 iBooks 가 있고 ePub를 지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ePub로만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바로 iPad에서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에 이 컨텐츠를 앱스토어 같은 온라인 장터에 올려 놓기만 하면 수익을 가져다 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부족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일단 쉽고 저렴하게 컨텐츠를 ePub형태로 변경하는 에디터가 그 중 하나이고 또 다른 하나는 온라인 장터이다. 이것들이 현재 글이라는 컨텐츠를 수익으로 연결하는데 있어 마지막 걸림돌이라 생각된다. 현재 상태에서 글을 ePub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Adobe InDesign, iStudio Publisher같은 유료 소프트웨어나 나 Sigil같은 무료소프트 웨어를 사용해야 한다. 가능하긴 하지만 편리하지는 않은 방식이다.

그래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조만간 iWork에서 ePub형태로 만들어주는 기능이 추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기능이 추가될 즈음에는 아마 iBooks에 개인이 저작물을 올려서 팔 수 있는 온라인 장터도 같이 개설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애플이 앱스토어나 아이튠즈를 가지고 했던 비즈니스의 패턴이 책으로 옮겨오는 것은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은 큰 비용이 들이지 않고서도 자신의 전자책을 출판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하나의 트렌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출판 업계는 또 하나의 변혁을 맞게 될 것이다. 작가가 출판사와 계약을 맺는 방식이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출판 시장에 진입하는 사람들은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기 보다는 iBooks를 이용하기가 더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앱스토어처럼 애플과 저작자가 3:7로 수익을 나누게 된다면 그리고 이것이 작가가 얻는 수익이 더 크다면 출판사보다 더 선호하게 될 수도 있다.(또한 이 책에 iAd와 같은 광고 플랫폼이 추가되어 공짜 책도 수익과 연계될 수도 있다.) 출판사의 경우 유통보다는 마케팅과 출판 디자인으로 핵심 가치를 이전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iBooks가 출판2.0시대를 열게 된다면 출판 시장은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 앤더슨은 아마존의 예를 바탕으로 롱테일 경제학이라는 책을 썼다. 하지만 종이책의 경우 재고 부담과 보관 장소라는 물리적인 제약은 존재한다. 전자책 시장이 이렇게 바뀌게 되면 크리스 앤더슨은 롱테일의 더 좋은 예를 놓쳤다고 한탄할지도 모르겠다.
신고

'IT Trend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비스인가 사이트인가?  (1) 2010.04.21
iBooks과 출판2.0  (0) 2010.04.20
IT발전을 위해서도 민주주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0) 2010.04.19
소셜 뉴스와 언론의 역할  (2) 2010.04.16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