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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발달 과정 또는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처음에 배우는 것은 가내 수공업 형태에서 공장제 수공업으로의 발전 과정이다. 처음에는 집집마다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들어 파는 가내 수공업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점차 산업이 발달하게 되자 대량의 수요에 맞추기 위한 니즈가 발생하게 되었다. 그래서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노동자를 고용하여 분업과 협업을 통해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제 수공업 형태로 발전하게 되고 이것은 나중에 공장제 기계공업으로 발달한다는 그러한 맥락이었다.

요전에 앱스토어의 매출 상위 25위 내에 개인 개발자가 사라졌다는 기사를 보고 나서 이 가내 수공업에서 공장제 수공업으로의 이행과정이 떠올랐다. 아울러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앱 스토어는 사실 소프트웨어 산업에 있어서 역사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 시장은 예전 부터 있었지만 유통과정에 있어 웹2.0을 도입한 최초의 시장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앱스토어를 바라보는 개발자들은 신천지가 펼쳐진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른 사람이나 조직이 짠 프로세스나 일정, 그리고 컨셉으로 움직이는 내가 아닌, 내가 주도하여 기획하고 혼자 힘으로 개발하여 수익을 낼 수있다는 그런 이상적인 형태 말이다. 물론 앱스토어 이전에도 이런 일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만든 소프트웨어를 유통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노력은 이를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었다. 앱스토어는 이러한 것을 모두 해결하고 단지 아이디어와 기술은 수익이라는 공식을 실현해 주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앱스토어가 그저 경쟁자만 늘어나는 항상성이 있는 시장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남이 만들지 않은 그런 것을 만들면 수익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비싼 맥도 구입하게 되고 시간을 쪼개어 개발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우리가 아이폰을 들여오는데 지체한 2년의 시간은 산업혁명기의 20년의 시간과 맞먹는 것 같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 지체한 시간 탓에 한국의 개인 개발자가 앱스토어에서 성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단지 전화기 하나 조금 늦게 들여왔다고 달라지는게 있냐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아이폰을 단지 전화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사실 아이폰 뒤에는 앱스토어가 있고 생태계라고 불리는 이 덩어리는 사실상 새로운 IT 산업이기 때문이다.

아이팟, 아이폰을 배경으로 앱스토어에 초기에 진입한 사람들은 외국의 개인 개발자였다. 초반에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들의 수준이나 갯수를 보면 이들도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고 또한 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지금처럼 당연하지 않았던 것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경험치가 일정 수준에 다다른 어느 시점 부터 앱스토어는 무섭게 성장했고 또한 개발자들도 무섭게 진입하기 시작했다.

이 때는 거의 대부분이 개인 개발자였고 가내 수공업 형태와 유사한 형태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들이 앱스토어를 키운 사람들이고 그만큼 수익을 많이 얻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들은 기획, 디자인, 개발을 혼자 혹은 한 두명이 나누어 하는 형태로 시작을 했을 것이나 들이 앱을 판매해 수익을 얻음으로써 자본이 축적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더 나은 개발과 더 많은 앱을 등록하기 위해 디자인이나 개발, 기획에 해당하는 인력을 끌어모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길에서 혼자 떡뽂이를 팔아도 이것으로 자본이 축적되면 종업원을 고용한 분식집으로 커가는 것이 당연한 수순인것 처럼 말이다.

이들의 자본 투자는 이제 성공 국면에 들어선 것 같다. 앱스토어 매출 상위 25위에 개인 개발자가 사라졌다는 것은 이것을 잘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것이 2010 상반기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고 한국의 개발자들은 아직 가내 수공업 형태에 머물러 있다. 2년동안 아이폰 도입을 지연시킨 결과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이 시장에 너무 늦게 진입했기 때문에 자본 축적의 기회를 상실했다.

이제 우리가 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길은 가내 수공업 단계를 거치지 말고 바로 공장제 수공업 형태로 시작하는 것이다. 가장 빠른 형태는 핸드폰 게임으로 유명한 컴투스 처럼 기존의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아니면 이찬진 사장의 터치 컨넥트처럼 전문인력을 모아 앱개발 전문업체로 단단하게 시작하는 형태이다. 물론 여기에 개인 개발자들의 로망은 없다. 이것은 어쩔 수 없다. 자신이 혼자 하는 것을 즐기고 수익은 그다지 상관하지 않겠다면 모르겠지만 수익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내동댕이 치고 혼자 이 산업에 뛰어 드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 성공하기 힘들다. 가내 수공업이 공장들에 의해 경쟁력을 상실했던 것 처럼 말이다.

정부에서도 한국형 스티브 잡스를 키우겠다는 정치광고는 집어 치우고 내실있는 대책을 강구해 주었으면 한다. 단지 애플, 아이폰, 앱스토어 이런 단편적인 것들에만 눈길을 주지 말고 이 산업 전반을 바라보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것을 앱스토어를 기반한 새로운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이들을 바라보고 이 산업을 통해 한국의 IT 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애플의 앱스토어 뿐만이 아니라 안드로이드 등의 다른 앱스토어까지 한 눈에 바라보아야 한다. 앱스토어를 통해 자본을 축적한 외국의 개발사가 수익이 있다면 다른 앱스토어로 눈을 돌릴 것은 당연하고 그들의 노하우가 여기서도 십분 발휘될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시장도 결국 새로 진입하는 사람들은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개인의 경우 뜻이 맞는 사람들과 힘을 모아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여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 강화를 힘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아이패드의 통관 금지 같이 시대에 역행하는 그런 생각없는 짓은 당연히 그만 두어야 할 것이고 오히려 10년 전의 밴처육성책과 같은 경제적, 제도적 지원 방안을 강구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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