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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전에 좀 재미있는 사건이 하나 발생했었다. 잘 나가고 있는 페이스북과 페이스북에서 더 잘나가고 있는 징가라고 하는 게임회사가 수익 배분으로 인해 마찰이 빚어진 것이었다. 징가라는 회사는 팜빌, 마피아워즈, 카페월드와 같은 소셜 게임 업체로 페이스북의 플랫폼 위에서 서비스하여 우뚝 선 게임회사이다. 그런데 페이스 북이 자사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모든 소셜 게임의 결제수단을 Facebook Credits라는 게임머니로 일원화 하여 30%를 페이스북이 갖고 나머지 70%를 게임회사가 가져가도록 하려 했다. 징가는 이에 반발하여 페이스북을 나가서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페이스북을 압박했다. 결국 페이스북은 징가에 양보하고 5년 기한 협정을 맺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다는게 사건의 전말이다.



사실 이 사건은 요즘 어깨에 힘이 들어간 업체들간의 힘겨루기로 가볍게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것은 플랫폼을 가진 업체와 컨텐츠를 가진 업체의 충돌의 서막정도로 보인다. 사실 모든 웹은 남과 함께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웹치고 소셜 아닌 것은 없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다. 그런데 유독 SNS의 대표주자로 페이스북, 트위터가 꼽히고 있다. 사실 징가의 게임들도 모두 소셜 게임이기 때문에 SNS로 분류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지만 페이스북과 징가는 구별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SNS라는 용어는 컨텐츠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공유, 관계를 첨가한 기존의 Web2.0서비스와는 달리 관계, 공유에만 집중한 새로운 서비스를 칭하기 위해 탄생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SNS와 Web2.0의 차집합이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 플랫폼 서비스인 셈이다. 소셜 플랫폼 서비스란 사람들의 관계에 집중하되 그 안에는 어떠한 컨텐츠라도 올려 놓을 수 있는 서비스를 칭한다. 보통 메세지나 인맥과 같은 일반된 형태를 매개물로 삼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구분하기 쉬운 것 같다.


물론 기존의 다른 서비스들도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으로 발전할 여지는 충분하지만 이들은 우선 그 소셜 매개물인 컨텐츠를 이용하는 기능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플랫폼이라고만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소셜 플랫폼과 컨텐츠 중심의 서비스는 택배 회사와 인터넷 쇼핑몰과 비슷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의 목적은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다. 컨텐츠 중심의 서비스도 컨텐츠를 소비하게끔 하는 것이 목적이다. 택배 회사는 어떤 물건이라도 최종 사용자에게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한다. 소셜 플랫폼 서비스도 관계를 이용해 어떤 것이라도 전달이 가능하다. 


인터넷 쇼핑이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배송의 규모도 커져 결국 택배회사도 성장하게 된다. 초기에 인터넷 쇼핑몰들은 사실상 택배회사 없이는 규모를 키우기 힘든 상태이지만 택배회사와 윈윈하며 회원수도 많아지고 매출도 커지게 된다. 그러면서 쇼핑몰과 택배회사의 관계가 정리되기 시작한다. 소호와 같은 소규모 쇼핑몰과 11번가 G마켓 같은 대형 쇼핑몰은 택배회사와의 관계가 같지 않게 된다. 대형 쇼핑몰은 택배회사에 이래라 저래라 할 처지가 되고 배송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소규모 쇼핑몰은 택배회사와 교섭할 여지가 많지 않은 상태로 지속된다.


SNS사이에서도 이러한 관계의 변화가 이번 페이스 북과 징가의 갈등을 통해 시작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서 징가는 이제 대형 쇼핑몰의 위치에 올라서게 된것이다. 페이스북이라는 택배사를 이용하는 많은 컨텐츠 기반의 서비스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수익을 많이 가져다 주는 징가는 페이스북을 제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징가가 페이스북의 정책에 불만을 품고 협상을 주도 했다해도 다수의 많은 컨텐츠 업체들은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도 택배사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쇼핑몰이 소수에 불과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차세대 구글의 위치를 노리고 있는 페이스북은 이러한 약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징가로 인해 택배사와 같은 서비스 형태의 약점을 절감한 페이스 북은 앞으로 이에 대한 보완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마도 여러 분야에 대해 컨텐츠를 소유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징가와의 이 선례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다를 컨텐츠 제공자들에게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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