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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티핑포인트, 59초 같은 책과 경제학책인 괴짜 경제학을 읽으면서 그동안 상식처럼 가지고 있던 사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장 큰 충격은 자녀 교육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는 부모가 아이를 잘 키우면 좋은 아이로 클 것이라는 관념속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책들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절반정도에 해당한다고 한다.

사실 이 이야기는 그렇게 자극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이 절반의 영향이 부모의 생각, 양육방법, 철학과는 전혀 상관없이 유전자에만 국한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얘기이다. 집에 책이 많거나 부모가 학력이 높은 집 아이들이 공부를 잘할 확률은 크다. 하지만 이것이 그들이 그렇게 가르치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책을 좋아하거나 공부를 잘하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는 사실상 충격이었다. 왜냐하면 아이 미래의 절반은 이미 잉태되는 순간에 결정되고 부모의 노력이나 고민은 그 테두리 안에 갇혀버리기 때문이다.


출처: http://blog.daum.net/_blog/BlogView.do?blogid=06mC2&articleno=14732634&categoryId=


이 이야기를 아내에게 해주었을 때 아내는 이미 책에서 다룬 몇가지 예를 들면서 이를 부정하려 하였다. 그래서 그 글을 보여주자 아내는 고개를 돌리고 믿을 수 없다고 인정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여 주었다. 이해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지금부터 하려는 얘기는 이러한 논란 가득한 얘기를 전파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다. 나는 유전자를 제외한 다른 절반에 대한 얘기를 하려 한다.

부모가 유전자 외에 자녀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면 다른 절반은 어떤 영향일까? 이 책들의 답은 주변 환경이다. 자녀에 영향을 주는 절반은 바로 이웃과 친구와 같은 주변 사람들이라고 한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데리고 이사를 세 번이나 했던 것은 결국 올바른 선택이었던 것이다. 연구 결과들은 하나 같이 좋은 유전자를 지녔다해도 좋지 않은 환경에 들어가면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 오고 비록 평균 이하의 유전자(이것은 약간 극단적이다. 교육을 받지 못한 미혼모, 주정뱅이 아버지 등등 미국의 경우이다.)를 지녔다 하더라도 좋은 환경에 계속 머무르게 되면 해피엔딩을 가져올 확률이 크다는 것이었다.

지금 한국의 교육 흐름을 보면 자신의 아이들은 선행학습을 강요하여 주변의 아이들 보다 상대적인 우위에 오르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레이스에 참가하여 적어도 남보다 나은 위치를 점하려고 한다. 이 의도를 거꾸로 생각해 보면 나의 아이는 능력 밖의 일을 시키고 상대적으로 나의 아이보다 못한 아이들로 세상을 채우려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물론 비약이 좀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정상적인 학습을 할 수 있게 지정한 교과목을 나이에 맞지 않게 교육하는 모습이나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는 것에 성공하면 결국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 사이에 있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교육 방식은 위의 연구 결과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생각한다. 우선 유전자에 맞는 교육이 아니다. 물론 자신 아이의 유전자가 어느 정도에 있는지 아는 부모는 사실 없다. 하지만 아이가 세상에 나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을 보면 이것은 유전자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배우는 것을 즐긴다면 모르겠지만 운동이나 남을 돕는 것 아니면 흙을 사랑한다면 선행학습이 그 아이의 유전자의 흐름과 맞을지는 의문이다.

또 다른 사람보다 우리아이가 좋은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생각은 다소 이기적인 의도가 짙다. 남의 아이를 이기기 위한 목적의 선행학습은 노력이 가미되어 있기는 하지만 새치기와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선행학습을 하는 아이가 많아지면 다른 아이들도 어쩔 수 없이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 그러면 더 빠른 선행학습을 해야만 앞질러 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상적으로 학교 수업은 이루어지지 않게 될 것이고 여기서 피해를 입는 아이들이 생겨나게 된다. 좀 더 비약을 섞으면 피해를 입는 아이들은 열등감과 같은 좋지 못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고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좋은 이웃이 될 확률은 점점 적어진다. 세상이 점점 팍팍해 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신의 아이만 생각하는 교육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없고 아름다운 세상이 없다면 우리 아이들은 아름답게 성장하기 힘들게 된다. 왜냐 하면 주변 환경의 영향이 성장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부모의 역할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유전자를 주었으니 나는 모르겠다 하는게 아니라 아이의 유전자를 인정하여 아이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하는 것의 조화를 이루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게 우리의 아이들을 올바르게 성장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셈이다. 자신이 좋은 이웃이 되면 주변의 아이들은 좋은 영향을 받게 되고 그 좋은 영향은 또한 자신의 아이들에게 돌아오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 아빠, 엄마들이 자신의 아이를 잘 키우는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은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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