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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웹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데 대부분의 경력을 기업서비스영역에서 만든 나로서는 새로운 도전일 수 밖에 없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제작자의 입장이 되니 웹 기획이나 프로젝트 영역의 경험들과 나름의 체계화된 지식들을 학습해야만 했다. 텍스트로 삼은 책은 웹 제작에 대한 프로세스를 그야말로 ‘체계화’하여 보여주고 있다.

먼저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분석작업을 거쳐 콘텐츠를 구성하고 정보 아키텍쳐를 설계한 다음 디자인, 개발, 테스트를 거쳐 사이트를 런칭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이러한 각 단계를 도식화 하여 잘 구분해 놓고 각 단계마다 상세한 설명을 달아 그야 말고 따라 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고 있다. 별다른 방법론이라는게 있을 수 없었던 나는 이 방법을 그대로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렇게 몇개월을 거치며 시행착오를 거쳐가면서 약간의 경험이 쌓이고 있다.

이러던 와중에 우연히 바비 맥퍼린의 “Don’t Worrry Be Happy”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때 톰 크루즈가 주연한 칵테일이라는 영화의 OST를 구매한 때 였다. 다른 음악과는 달리 전자 음악이 없고 멜로디가 재미있어 즐겨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음악은 워낙 유명해서 그 이후에도 커피숍이나 라디오에서 곧 잘 들리곤 했다.


그런데 요전에 들은 그 음악은 평소와는 달랐다. 바비 맥퍼린이 혼자서 노래하고 연주하여 녹음한 것으로 알고 있는 이 음악을 들으며 그의 뛰어난 음악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비 맥퍼린은 여러 음향을 목소리 하나만으로 낼 수 있다는 재주 외에도 적지 않은 나이에 클래식 음악의 지휘자로도 활동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타고난 음악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음악은 가만히 듣다 보면 좀 아쉬어 질만하면 여러가지 음향을 슬그머니 끼워넣어 긴장과 재미를 잃지 않게 한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너무나 적재 적소에 그리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기 때문에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질감은 커녕 그야 말로 음악을 편안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인도해 준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을 감상하면서 잠시 바비 맥퍼린의 입장이 되기로 했다. 멜로디를 따라 가면서 이 부분이 심심하니 이런 소리를 넣어 볼까를 고민하고 이것 저것 해보고 다시 듣고 또 다른 시도를 해보기를 반복하는 그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리고 나서 적절한 소리를 삽입한 후에 좀 더 나은 완성도를 보일 때 그가 짓는 미소도 떠올랐다. 그는 음악을 딱딱한 학습을 통한 것이 아니라 재미와 감각을 섞어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음악은 20여년이 지난 오늘도 그렇게 세련됨을 잃지 않는 것 같다.

이러한 그의 방식은 웹 서비스를 만드는 데에도 적용할 수 있을 듯 하다. 웹 서비스를 공부하면서 지금 단계는 정보 아키텍처이니 뭘 해야하더라 하면서 책장을 뒤진다면 감각적이고 재미있는 웹 서비스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이나 웹 서비스나 만드는 사람은 일일 수 있으나 그것을 즐기는 사람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음악, 웹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재미있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만드는 사람도 재미있게 해야 한다.

잘 모르는 동네를 갈 때 약도를 보면서 찾아가면 목적지를 찾느라 주변 경관을 눈에 담을 여유는 생기지 못한다. 적어도 몇 번은 왕래해야 그간 눈에 들지 않았던 풍경들을 그제서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냥 익숙해 지면 다시금 풍경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기 시작한다. 익숙함에 거리에 대한 애정을 마중물로 부어줄때 거리에 대한 새로운 것들과 자신이 할 일들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바비 맥퍼린은 적어도 그렇게 음악을 만들었으리라 생각된다. 잘은 모르지만 아주 어릴 때 부터 몸에 음악이 익은 듯 하고 여기에 작품에 대한 애정이 덧붙여져 이 음악을 만드는 작업은 그의 감각을 채워넣는 하나의 즐거운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예상해 본다.

그리고 나의 웹 서비스를 만드는 작업도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웹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모든 컨텐츠와 네비게이션에 대해 익숙해 지면 머리 속으로라도 계속해서 클릭해 보고 그려본다. 그 와중에 사용자인 내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생각해 내고 재미없는 부분을 빼면서 계속해서 조율해 나간다. UX등의 지식들은 여기에 감각적으로 덧붙여질 것이고 이러한 자극들은 만드는 사람의 재미로 녹아들어간다. 웹 서비스의 제작진의 열정에 고통이 아닌 기대감과 재미가 용해되어 들어가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도 그 향기가 전해지지 않을까? 한 마디로 바비 맥퍼린이 음악하듯 웹 서비스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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