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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꿰뚷는 UX 디자인이라는 책은 서점에 들러 우연히 눈에 띄어 읽게 된 책이다. 평소 UX라는 것은 인간을 잘 이해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에 UX를 인간 심리로 풀어 놓은 이 책이 끌렸던 것 같다. 가격에 비해 얇다는 생각을 했지만 책이 얇다고 내용조차 얕은 것은 아니었다. 온라인에서 일반적으로 벌어지는 행위에 대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한 이 책은 쉽고, 재미 있고, 유익한 3박자를 고루 갖춘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UX를 얘기하기 위해 쓰여졌지만 읽는 내내 사람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얼마나 인간의 심리에 잘 부합되는 서비스인지에 대해 감탄하고 있었다. 10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에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관련된 것을 추려보면 사회적 타당화(Social Validation), 유사성과 같은 심리적 기제를 꼽을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빚진 기분을 들게하는 상호성이나 상실에의 두려움, 희소성, 개입 등등 여러가지 심리 기제들도 많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남들과 구분되는 유일한 개체라고 믿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러한 믿음과는 달리 사람들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비슷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것을 사회적 타당화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사회에 소속되고픈 욕구, 즉 소속감은 거의 본능에 가까운 인간의 심리라는 것이고, 인간은 조화를 이루며 남들처럼 살기를 원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소속의 욕구는 매우 강력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그들의 행동을 주시하게 된다. 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EBS에서 방영된 인간의 두 얼굴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준 사회적 타당화에 대한 실험은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실험은 한 명의 실험 참가자와 다수의 실험 진행자들과 같이 진행된다. 물론 실험 참가자는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은 참가자로 알고 실험에 임한다.

실험의 내용은 모두에게 시험 문제를 푸는 동안 방에 연기를 주입하고 다른 실험 진행자들은 이를 모른 체 한다. 이런 경우 실험 참가자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방을 뛰쳐나가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사회적 타당화가 작동하기 때문에 위급상황임에도 다른 사람의 태연함을 보고 이를 위급상황이라 인식하지 않는 것이다.

이 실험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타당성을 획득할 때 다른 사람을 살피게 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러한 성향은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고 한다. 온라인 서비스에서도 이러한 사회적 타당화는 강한 영향을 주고 있으면 댓글과 평점으로 사용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효과는 우리가 댓글이나 평점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무의식 수준에서는 사회적 타당화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한다. 특히 부정적인 댓글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이 사회적 타당화의 영향력은 작성자에 대해 알면 알수록 증가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냥 안다는 사실 때문에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 안에서 자신과 유사성을 확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사성은 상호 신뢰를 형성하며 사람들은 자신과 닮은 사람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책에서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서로 알고 신뢰하는 사람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은 물론 모르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 때도 무의식적으로 나와 닮은 점이 있는지 부터 확인하여 공통점이 많거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면 더 귀를 기울이고 신뢰감도 더 커진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는 사회적 타당화와 유사성이 모두 작용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는 상당히 많은 정보가 흘러다니게 된다. 이렇게 접하는 정보에는 자신이 이미 정리된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 이슈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어떠한 정보를 받아들일때 이성적 반응과 감성적 반응이 동시에 나타난다. 즉 정보에 대해 가치를 평가하고 입장을 정리하게 된다.

이슈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을 때는 그 사건에 대해 피력할 수 있는 의견도 피력할 수 있는 반면 그 이슈에 대해 잘 모르거나 알더라도 평상시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었다면 이 이슈에 대해 주변 사람들의 입장을 살펴보게 될 수 밖에 없다. 이때 작용하는 것이 사회적 타당화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상반된 이야기를 듣다가도 결국 자신이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은 자신이 평소에 신뢰하던 사람이거나 자신과 동질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이때 작용하는 것이 바로 유사성이다.

어쩌면 우리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들어오게 된 것도 주위사람이 쓰기 때문에 따라서 들어왔을 수도 있고 누군가의 권유로 시작했을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가 사회적 타당화에 해당되고 후자의 경우가 유사성에 해당된다. 이 책의 마지막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설명으로 장식하고 있다. 사람들은 항상 기술을 종류와 상관없이 서로 소통하고 사회성을 늘리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게 마련이란다. 그러므로 차세대 유망 서비스는 다른 성공적인 서비스 처럼 사회적 속성을 지닐 것이라고 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어쩌면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서비스 였는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서비스를 모색하는 분이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왜 내가 이러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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