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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디지털이라는 단어들은 이제는 트렌드에 처졌다는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단어들은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십 수년 전부터 세상이 물질에서 정보로 변화하고 있음을 갈파하였다. 그는 아날로그 중심의 사회가 물질(Atom)이 중심이 된 사회였다면 디지털 중심의 사회는 정보(Bit)가 중심이 되는 사회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디지털 시대로 이행하고 있음을 역설했다. 그의 말대로 변화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디지털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듯 하다.

이미 음악이나 영화는 CD, DVD, Tape 등의 물질에서 동영상, 음원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신문지를 통해 유통되던 신문도 이제는 링크를 통해 유통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컨텐츠 종류인 책도 Bit로 유통되려는 시기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 글들은 Bit화 되는 책을 전자책으로 규정하고 이 전자책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를 정리해 보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전자책이라는 것은 기존의 도서 시장의 연장선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가 음악이나 신문, 영화를 통해 그 변화를 몸소 체득했음에도 간과하고 있는 사실 중 하나이다.

iTunes가 음악을, 인터넷이 신문을, 그리고 스트리밍이 영화를 변화시키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변한 것은 음악도, 신문도, 영화도 아니다. 변한 것은 음악이 아닌 음반시장이고 신문이 아니라 신문 유통시장이며 영화가 아니라 영화배급시장인 것이다.

그 동안 미디어라 불리우는 시장은 사실 컨텐츠를 유통하기 보다는 그 매개물을 유통하는 제조업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생각이다. 음반 업계는 음악을 유통하여 수익을 얻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핵심은 음반을 제조하고 유통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그 안에 집어 넣었던 것이다.

즉 소비자들은 음악을 소비하고자 음반을 구매하지만 사실상 음반 회사는 음원에 신경쓰는 만큼 음반을 제작하고 유통시키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진행시켰던 것이다. 이것은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영화를 만드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를 유통하여 극장에 걸고 DVD나 Video로 만들어 파는 것에 많은 리소스를 투입한다.

이것은 신문도 다르지 않다. 요즘은 전자편집을 하지만 불과 15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활자를 조판하는 식자공이 있었고 이들은 신문사에서 가장 핵심인력으로 관리를 했었다고 한다. 이것은 컨텐츠를 생산하는 것 이상으로 매체를 만들고 유통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러나 Bit의 소용돌이는 큰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에 존재하던 컨텐츠 제조 유통회사들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여전히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다. 결국 컨텐츠 시장, 미디어 시장에서 Bit화는 CD등과 같은 매개물과 관련된 물질을 벗겨내는 작업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으로 책을 바라보면 앞으로 전자책이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을듯 싶다. 우선 전자책의 충격파를 온 몸으로 받아낼 것은 책 자체가 아니라 도서 시장이라는 것이다. 음악과 음반의 관계처럼 컨텐츠로서의 책과 종이로 묶인 책이라는 것은 사실 유통을 위한 차선에 불과했다. 도서 시장도 컨텐츠를 생산하는 것 못지 않게 책을 만들고 유통하는데 많은 자원을 투입한다. 이는 신문, 음반 시장이 제조업의 속성을 지닌 만큼 도서 시장도 제조업에 기울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Bit가 가져온 변화는 곧 기존 컨텐츠 매개물을 제조하고 유통하던 업체들에게는 어려움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러나 컨텐츠 산업의 목적이 매개물을 유통시키는 것이 아니라 컨텐츠 자체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이 원초적인 목적이었다라고 한다면 이 변화는 사실상 원래의 목적에 더 가까이 접근했다고 볼 수도 있다.

전자책으로 인한 변화는 물질이 디지털로 이행하는 하나의 과정이고 이에 대해 가장 큰 변화는 책의 물질적인 생산, 유통을 담당하는 분야이다. 음악 산업이 음반 산업과 100%동일하지 않듯 책 산업도 출판, 도서 유통 산업과 동일하지 않다. 전자책이 가져올 변화는 이러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단지 기존의 책 시장에 킨들과 같은 디바이스가 하나 추가한 형태가 아니다. 다시 말해 기존 책 시장이 선형적으로 발전하는 형태가 아닌 기존 시장과의 단절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컨텐츠의 생산, 소비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러한 관점에서 전자책 비즈니스에서 가지고 갈 만한 전략들을 연재를 할 생각이고 여기에는 몇 가지 전략과 앞으로 전자책으로 벌어질 변화를 예측해 보는 기회도 가져볼까 한다.

다음 글 : 전자책 전략(2) - 전자책의 충격과 그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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