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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 전자책 전략(1) - 전자책 시장에 대한 시각

이전 글에서 도서 시장에서 전자책은 차근차근 발전한 형태가 아닌 급격한 변화를 줄 것이라는 얘기를 다루었다. 기존의 도서시장은 음반, 영상 시장이 음반이나 DVD를 생산, 유통하는 일종의 제조업에 가까웠던 것과 상당히 유사하며 전자책은 도서 시장에 음반이나 영상 시장이 Mp3등을 통해 겪은 충격과 비슷한 정도의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전자책이 줄 충격의 모습은 크게 네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종이책과 전자책의 오랜 밀월

첫 번째는 종이책과 오랜 기간 공존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도서 시장이 가지는 특성으로 인해 음반이나 영상이 디지털화에 의해 매체 자체가 옮겨간 것과는 다르게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음반이나 CD에 비해 종이책은 보다 더 감성적인 매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책을 읽기 위해서도 사지만 갖기 위해서도 산다. 즉 소장가치는 컨텐츠를 제외한 책이라는 물질의 또 다른 특징이자 강점인 것이다.

이 때문에 전자책이 나온다고 해도 종이책이 주는 감성의 효과로 인해 오랜 기간 종이책은 전자책과 같이 갈 것으로 생각된다. 오히려 종이책은 점차 고급화 되고 종이의 질이나 디자인 등이 다양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는 손목 시계의 시장에 비견될 만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핸드폰을 통해 시간을 확인하게 되어 손목 시계를 차고 다니는 사람은 상당히 많이 줄었다. 하지만 손목시계는 그 기능보다 패션의 일부로 점차 고급화되고 있다.

전자책은 휴대가 간편하고 보관에 따른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장점은 있지만 서가에 꽂아 놓고 향유할 수 없다. 하지만 소장가치를 따지는 사람들은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종이책을 구매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종이책은 소장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쪽으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소장의 기쁨이 사라지지 않는 한 종이책 시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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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의 홍수 그리고 그 선택

종이책에 비해 전자책의 장점은 아무래도 책을 제작하는 비용이 상당히 저렴하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이 비용은 종이, 인쇄, 유통 등에 들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출판사를 섭외하는 등의 비용도 포함된다.

종이책의 경우 출판에 들어가는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고 이 금액은 만만하지 않기 때문에 출판사의 의지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서는 작가가 출판사의 의지를 움직여야만 했다. 그러나 전자책의 경우 이러한 비용 조차 줄어든다.

이것은 인터넷에 오픈마켓이 생길 때와 비견할 만 하다. 가게를 열어 장사를 시작하려면 가게를 임대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자본이 필요했다. 그러나 오픈 마켓이 등장하자 이러한 비용은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터넷 쇼핑몰에 계정을 등록하기만 하면 자신의 상점이 열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문턱이 상당히 낮아진 셈이다.

전자책이 등장하게 되면 개인 출판을 위한 오픈 마켓도 당연히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것도 우후 죽순 격으로 마구 생겨나게 될 것이다. 이 마켓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앱을 만들어 독자들에게 제공하거나 킨들과 같은 디바이스를 판매하여 컨텐츠를 전달할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작가들에게 컨텐츠를 등록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물론 수익 배분을 약속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되면 컨텐츠를 생산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컨텐츠를 큰 어려움 없이 유통시키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예전에 MP3파일이 주름잡기 시작할 때 조PD라는 사람은 기존의 음반 시장 대신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유통시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이렇게 대중적인 명성에 힘입어 지금은 주류 시장에 안착되어 있는 상태이다. 전자책에서도 아직 이름을 얻지 못한 작가들이 이렇게 주류 도서 시장을 평정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전자책으로 인해 출판의 비용이 줄어들게 되면 출판되는 책의 종류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우 독자들은 분명 좋은 기회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은 오히려 적은 것보다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독자들은 쏟아져 나오는 책의 홍수에 갈피를 잡기 힘든 지경에 올 지도 모른다.

그래서 전자책 시장이 무르익게 되면 책을 선택하는 방법적 모색이 일어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마치 인터넷 초기에 검색이 나왔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책을 기계적으로 검색해주는 검색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부분은 소셜 서비스가 담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해 친구들을 통해 책을 소개 받는 형태가 주를 이루게 될 것이고 이를 위한 서비스가 활성화 될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한다.

컨텐츠의, 컨텐츠에 의한, 컨텐츠를 위한

전자책은 물질이 아닌 Bit로 존재한다. 이 말은 기존에 책을 고를 때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었던 책 표지, 종이질, 판형, 책 폰트 등의 전반적인 디자인 요소들이 어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이전 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을 바꾸어 생각해 본다면 다른 책과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역시 컨텐츠, 즉 책 내용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에 의해 좋은 책으로 알려지게 되는 것이 가장 많은 판매를 이끌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한 작가의 위상을 더욱 높여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작품으로 평가를 받게 되고 이렇게 올라선 작가의 위상은 더 나은 성공의 기회가 생기게 되는 셈이다.

Alice for iPad

모호해 지는 책의 경계

종이책을 크게 나누어 보면 그림책과 글자책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림책이라 함은 글자 자체도 그림인 경우가 많은데 주로 아동서적이나 글자의 폰트마저 의미를 담고 있는 책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책의 경우 인쇄되어 있는 형태가 매우 중요하다. 그밖에 다른 책들은 글자는 그저 내용을 전달하는 도구일 뿐 그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경우이다.

전자책도 책인 만큼 이러한 범주를 뛰어넘지는 못할 것을 생각된다. 글자책의 경우는 내용을 문자로 뿌리는 전형적인 전자책이 될 것이고 그림책의 경우는 오히려 엄청난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도 때문에 전자책 시대에는 책의 경계가 모호해 질 것으로 생각된다.

아동도서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정지되어 있는 그림뿐만이 아니라 움직이는 그림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직접 이 그림이 말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것은 책이 아니라 동영상으로 구분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여기에 게임을 살짝 집어 넣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것은 책인가 게임인지 모호해 진다.

종이책 시장에서는 종이책이라는 아주 명확한 매체로 구분이 되었기 때문에 출판사가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다. 만약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회사가 이를 책으로 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출판사에 라이선스를 주거나 출판사를 설립하는 등의 과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전자책에 와서는 이러한 경계가 아예 없기 때문에 게임업체에서 또는 애니메이션 업체 등에서 이러한 그림책 시장에 진입하기가 너무 수월해 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들은 기존의 책에서 보여주지 못한 다양한 재미를 제공할 능력도 충분하다. 책의 경계가 모호해 진다는 것은 결국 비즈니스의 경계도 모호해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이책이라는 매체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 책의 선택이라는 틈새가 생겼다는 점, 이전 보다 컨텐츠 자체의 질이 더 중요해 졌다는 점, 책의 경계가 모호해져 도서 시장에 출판사 이외의 다른 플레이어가 진입하기 수월해 졌다는 점이 전자책이 가져올 변화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이제 다음 포스트부터는 이러한 변화를 배경으로 도서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사람들은 어떠한 전략을 수행해야 하는 지에 대해 세 가지 정도로 나누어서 올려보기로 하겠다.


다음 글 : 전자책 전략(3) - 핵심은 컨텐츠의 발굴과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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