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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라는 회사가 막강한 HW를 가지고 시장에 군림할 때 MicroSoft는 SW를 무기로 시장의 주도권을 획득하기 시작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 후 약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SW회사가 HW를 인수하여 시너지를 낼 정도로 이제는 명실공히 SW 회사가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움직임은 지속될 듯 하다.

다소 앞선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이제는 SW의 주도권을 대체할 만한 움직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컴퓨터가 도입되고 나서 엔터프라이즈용 솔루션으로 IBM이 주도권을 잡는데 걸렸던 시간, 그리고 MicroSoft를 거쳐 Oracle 등 SW회사들이 주도권을 잡는데 걸렸던 시간 등을 감안해 보면 앞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IT시장이 재편되는 데는 수 십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도래할 이 시대는 오랜 기간의 준비가 필요할 듯 하기에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러한 전망을 내세우는 것이 그리 무리는 아니라 생각한다.

SW가 HW를 끌고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지금과 같은 형태, 그 다음은 서비스 컨텐츠가 SW를 이끄는 형태라고 생각된다. 서비스 컨텐츠라는 말은 개인적으로 만든 말인데 이것은 사용자가 SW를 사용하는 행태를 잘 정리하여 템플릿과 같은 포맷으로 만들어 SW에 작 녹여 넣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집단지성의 결과가 SW에 녹아들어간 형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소셜서비스간의 데이터를 연동해 주는 IFTTT라는 서비스가 있다. IFTTT는 IF This Then That의 약자로 자신이 특정 이벤트를 이 서비스에 만들어 놓으면 그대로 실행하게끔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테면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 이 글을 페이스북에 연동해라.”라는 식의 이벤트를 생성해 놓고 액션을 취하면 실제로 트위터에 글을 올릴 때 마다 페이스북에 글이 연동된다. 

그런데 이 서비스는 그저 이런 기능들만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등록해 놓은 이벤트를 레시피라는 형태로 관리하여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로 하여금 이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다시 말해 내가 트위터 글을 페이스북으로 연동하라는 것을 일일이 다 생성할 필요 없이 나와 같은 니즈를 가졌던 누군가가 이 내용을 레시피로 올려 놓았다면 바로 찾아서 적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IFTTT에 모아 놓은 이 레시피가 서비스 컨텐츠의 한 예이다. 물론 이벤트를 생성하는 데 크게 어려움은 없기 때문에 굳이 레시피를 찾아볼 필요는 없을 듯 하지만 거꾸로 이 서비스 컨텐츠들을 찾아보면서 몰랐던 니즈를 발견하여 이 서비스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될 수도 있다. 

보다 복잡한 서비스 컨텐츠의 예는 요즘 뜨고 있는 Machine Data전용 서비스인 Splunk이다. 이 서비스는 서버 로그, 센서 등에서 생성되는 무수한 데이터를 고속으로 수집하여 클라우드에 담고 이를 사용자가 미리 생성해 놓은 화면으로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보여주는 서비스이다. 

그런데 로그와 같은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로그 데이터를 문장단위로 분석하는 파싱(Parsing)작업이 필요하다. 문제는 장비마다, 버전마다 그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한꺼번에 전수 조사를 해 놓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윈도우즈 서버 성능 로그 같은 경우는 관리를 위해 수집하는 요소나 사용자 화면이 유사할 것이다. Splunk는 고객들이 만들어 놓은 이러한 Parser(분석기) 로직이나 사용자 화면을 앱이라는 형태로 따로 모아놓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다른 예는 방화벽 등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의 경우 사이트 마다 공격을 탐지하고 방어하는 방법 등을 각각 컨텐츠로 만들어 놓고 이를 제품 안에 임베딩하여 SW의 활용도를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서비스 컨텐츠 시대의 주인공은 꼭 SW회사일 필요도 없다. 예로서 적절할 지는 모르지만 미국 드라마 Lie To Me를 보면 서비스 컨텐츠로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프로토 타입이라 생각할 수 있는 형태가 나온다. Lie To Me는 라이트먼이라는 심리학자가 사람의 표정을 보고 이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내는 학문적 성과를 가지고 범죄를 밝혀내는 드라마이다. 


이들은 SW이전에 이미 사람 표정에 대한 서비스 컨텐츠를 보유한 상태에서 SW로 접근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분석을 위해서 때로는 교육을 위해서 이 서비스 컨텐츠가 녹아있는 SW를 활용한다. 여기서 심리학에 기반한 서비스 컨텐츠는 SW를 주도한다. 

심리학 뿐만이 아니라 통계학, 수학, 그리고 비단 학문의 영역까지 가지 않더라도 경험을 통해 전문가의 위치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의 체계적인 지식은 앞으로 SW로 녹아들어갈 확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오픈 소스, 클라우드 서비스, 센서를 부착한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 SW를 구현하고 서비스 하는 비용이 급격히 줄어들고 그 기술적 문턱도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Splunk, ifttt를 제외하더라도 이렇게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서비스 컨텐츠를 모아 점점 강해지는 서비스는 외국의 솔루션, 서비스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의 솔루션, 서비스에서는 아직 서비스 컨텐츠의 민감도가 높은 경우를 찾기 어렵다. 이러한 추세로 나아가면 5년 후 10년 후에는 그 간극이 더 커질 것은 자명하다. 

현재 사용하기 좋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서비스의 다수는 외국에서 들어온 서비스, 솔루션임을 감안할 때 서비스 컨텐츠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미래에는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지금 현재 비즈니스에서 서비스 컨텐츠화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비즈니스에 시너지를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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