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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은 그 자체로도 큰 비극이지만 사건을 대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치부를 하나씩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기도 하다. 특히 정부의 태도는 사람들에게 분노와 좌절을 불러일으키고도 남음이 있다.


일전에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세월호 사건을 안전에 대한 국민의식이 못 미쳐 벌어진 참사라는 식으로 발언을 한 일이 있었다. 이 얘기를 들었을 때 우리나라의 개인주의에 대한 시각은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집권당이나 정부에서 사건에 대한 시각을 보면 어떠한 사건의 원인을 특정 개인의 문제로 국한지으려 한다는 하나의 일관된 흐름을 볼 수 있다.


이미 정부는 여러 사건에서 "개인의 일탈"이라는 유행어아닌 유행어를 남기며 개인의 문제로 국한지으려 했다. 세월호 사건에서도 정부는 이러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처음에는 세월호의 선장의 무책임으로 사건을 마무리 하려는 듯 하다가 이번에는 선주의 탐욕으로 시선을 돌리려 하고 있다.


이후 국민들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그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은 몇몇 개인이 큰 사건을 막거나 일으킬 정도로 그렇게 단순하지 만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에게 한 가지 가정을 던져보고자 한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의 수준으로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사고 전날로 돌아간다고 가정해 보자. 과거의 그날과 과거로 돌아갔을 때 달라진 것이라고는 사건이 언제 어떻게 일어나서 결과는 어떻게 된다는 사실만을 알고 있을 뿐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사건을 막을 건인가?"


그간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던져 보았을 때 많은 의견이 나오긴 했지만 배를 출항하지 못하게 망가트리거나 하는 등 범죄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체 인원을 살리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공감했다. 그리고 무력감을 느꼈다.


사실을 알고도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더더욱 속수무책이었을 것이다. 특히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선장이 가만히 있으라고 한 상황에서는 이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세월호 사건에 대한 보도 내용을 보면 이것은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 사회 구조적 문제가 양파를 까듯 하나씩 드러나고 있기도 한다. 노후화된 배가 버젓이 화물과 사람을 같이 싣고 운행하는 것도, 구조변경으로 과적을 자행하는 것도, 비정규직 사원들이 죽어나가면서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것도, 구조된 사람이 없는 것도 모두가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


선택은 개인의 문제일 수 있지만 여러 가능한 선택지를 결정하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환경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그저 나만 잘 한다고 좋은 결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이유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선택을 쉽게 생각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어느 때인가 부터 개인의 삶의 책임은 개인이 져야 한다는 생각들이 일반화되기 시작했고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자신의 출세는 자기가 계발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은 자기계발의 붐을 일으킨 지 오래고 성공을 개인간의 경쟁 속에서 찾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그러면서 '나 혼자서 어떻게' 라며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에 대해서는 개개인의 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사회가 공동체이기 보다는 파편화된 개인들의 모임으로 변모되는 가운데 우리 시민 사회는 점차 힘을 잃어가고 삶의 만족도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정부도 힘없는 사람을 외면하는 근거를 갖게 된다. 가난을 사회 구조적으로 세습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만큼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긴 개개인의 책임으로 치부하게 된다면 가난을 도덕과 연결짓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는 복지를 축소하는 명시적, 묵시적인 사회적 합의로도 발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도 이것을 하나의 사고로 보고 몇 몇 개인의 책임으로 축소시키는 것에 대해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 우선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처벌을 하고 세월호 문제에 얽힌 사회구조적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지속적인 관심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대통령 한 명, 총리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이러한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고 총리가 될 수 밖에 없는 문제들을 하나씩 하나씩 파헤쳐 개선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세월호와 같은 일은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고 우리의 눈물도 마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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