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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위 애플 키드이다. 애플의 역사적인 컴퓨터인 애플 2가 나의 첫 컴퓨터였고 이 녀석은 초등학교 5학년 부터 중학교 졸업할 때 까지 나와 나의 애플키드 친구들과 함께 지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 부모님의 강력한 바램에 의해 컴퓨터를 떠나 보내게 되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3년 동안 정말 많은 것이 바뀌게 되었다. 고등학교 축제때 마다 자랑스레 걸려 있던 배너 프린트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아이들 장난감과 게임기 대용에 불과하던 컴퓨터가 성적관리 등등의 기능을 위한 사무 도구로 진화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애플2는 애플2e를 출시했지만 IBM의 XT, AT 시리즈에 의해 추억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항간에 들리는 소문에는 맥킨토시라는 녀석이 사과계보를 잇고 있다고는 하였지만 그것은 그래픽 이나 전자 출판에서나 쓰이는 전문 도구로 취급될 뿐이었다.

대학을 입학하고 다시 컴에 빠져 들기 시작하였다. 그때 내 손에 들어온 것은 386DX였다. 애플2를 가지고 놀다가 3년동안 학업에 정진했더니 세상이 확 뒤집어져 있었던 것이다. 이미 컴퓨터라고 하면 위의 오른쪽 사진과 같이 마우스, 본체, 키보드가 따로 떨어져 있고, 그 꿈에 그리던 디스크 드라이브가 달려 있는 그것 것을 의미했던 것이다.

나에게 이러한 변화는 그저 이제 기본 교육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않는 Basic 프로그래밍에서 레포트를 쓰고, PC통신을 하는 것으로 탈바꿈 한 것으로 밖에는 인식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시간의 흐름에 좌우된 것이 아닌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이 있었음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IBM의 개방정책과 애플의 폐쇄성, 개발자를 우군으로 만든 마이크로소프트와 소프트웨어를 독점 공급하려했던 애플, 그리고 엔터프라이즈환경에서의 컴퓨터의 도입 등등 이러한 것들이 이런 역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이해한 것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애플이 애플2에서 맥킨토시를 출시할 때 마우스와 GUI로 획기적인 기술과 사용성을 선보였다. IBM은 자신들이 개발한 컴퓨터의 도면을 공개하여 용산에서도 이를 조립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OS로 마이크로 소프트의 도스를 사용했고 이것은 거의 제한 없이 복제되었다.

기업들은 OA라는 슬로건으로 컴퓨터를 업무에 도입하려고 하였다. 이때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맥킨토시와 IBM PC였을 것이다. 기업이 업무에 컴퓨터를 도입하려 할 때 중요했던 것은 장비의 가격과 쓸만한 프로그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맥킨토시는 가격도 비싸고, 종류도 몇개 없을 뿐더러 유지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았고, 무엇보다 업무용 프로그램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IBM PC는 이미 국내에서만도 삼보니 삼성, 금성, 대우 등등의 기업에서 양산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장비 조달과 유지보수에 있어 선택이 다양했기 때문에 가격 경쟁이 가능했을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봤을 때 애플과 IBM의 경쟁이 아닌 애플과 IBM, 삼성, 삼보 등등의 각 벤더 영업들의 경쟁이었을 것이다. 또한 업무용 프로그램도 한글, 워드프레스, 로터스 등의 재미는 좀 없지만 업무용으로 월등한 프로그램이 많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여지 없이 IBM PC를 선택했다.

이러한 경향은 회사에서 집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아빠들이 집에 컴퓨터를 들여 놓을 때 회사에서 처음 접한 컴퓨터를 선택할 확률은 아주 컸을 것이다. 역사는 이렇게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제 컴퓨터는 전화, 텔레비전과 같은 생활 가전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IT는 계속 발전하여 이번에는 핸드폰이 컴퓨터와 같은 양상이 되어버렸다. 우연인지 아니면 스티브 잡스라는 천재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러한 변혁기의 중심에는 또 애플이 등장한다.

애플은 아이폰이라는 것으로 스마트 폰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마치 20년전의 개인용 컴퓨터라는 영역을 개척했듯이.. 하지만 애플은 20년전과는 다른 전략을 가지고 등장했다. 마치 이전의 과오에서 뼈저리게 실감한 것인양 말이다.

애플은 역시 너무도 뛰어난 하드웨어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뛰어난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바로 앱스토어라는 곳에서 말이다. 20년전 애플이 배운 상대는 바로 마이크로 소프트였던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개발자들에게 잘 대해준다. 가끔 컨퍼런스를 열어 선물도 잔뜩 주고 친절한 도움말과 사용성이 뛰어난 개발툴(이건 유료다..장사꾼들...)까지 제공하면서 말이다.

애플은 20년전의 패배를 쓸만한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개발자들에게 '생활 기반을 마련해 줄테니 정말 쓸만할 것들을 만들어 다오' 하는 식으로 소프트웨어 시장을 개방해 버린 것이다. 이는 적중하였다. 애플은 뛰어난 하드웨어와 엄청난 애플리케이션에 힘입어 가히 애플 월드를 구성해 버렸다.

하지만 시장에 다른 경쟁자가 나타났다. 그것은 바로 구글이었다. 마치 20년전 IBM과 같이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OS를 오픈해 버렸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닌 수만은 자바 기술자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고 있다.(안드로이드는 자바 기반으로 이클립스로 개발 할 수 있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미래에 엔터프라이즈 시장이 열릴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업계에서는 모바일 오피스 등의 용어가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고 LG CNS나 포스코 같은 유수의 기업은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마 외국에서도 있을 것이나 명확한 자료가 없어서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제 엔터프라이즈에 스마트 폰이 도입되면 어떻게 될까? IT에서 전망을 내놓는 것처럼 의미 없는 일은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번 해볼란다. 일단 기업들이 스마트 폰을 도입할 때 우선적으로 따질 것은 비용이다. 여기에는 도입비용, 유지보수 비용, 그리고 개발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이점에서는 20년 전 상황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금 다른 상황이 있다. 그것은 바로 도입의 형태이다. 기업에서 일괄 구매를 하게 되어 직원들에게 지급하게 될지 아니면 개인이 구매한 스마트 폰에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도록 하게할지의 두가지 경우가 존재한다. 전자의 경우라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도입비용은 증가하지만 유지보수비용 및 개발 비용은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도입비용은 다소 감소하겠지만 안드로이드, 오브젝트-C(애플 아이폰), 닷넷환경 까지 모두 감안하여 개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유지보수 및 개발 비용이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볼 때 역시 기업의 일괄구매형태가 되지 않을까 한다. 마치 기업에서 노트북을 지급하듯이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20년전과 같이 애플, 안드로이드 등의 대결이 될 확률은 아주 커진다. 20년 전처럼 아이폰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아이폰은 스펙에 비해 비싸다는 평이 많고 게다가 안드로이드는 HTC, 삼성, LG, 모토롤라등의 여러 기업에서 출시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후 유지보수에 있어서도 애플은 다른 벤더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이미 사용자들을 통해 증명이 되고 있다.

개발 비용에 있어서는 어떨까? 물론 소프트웨어의 기능적인 측면에 있어서 양 진영 모두 승부를 가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UI측면은 애플이 강점이 있다. 또한 개발자의 경험이나 수에 있어서도 애플이 다소 우세하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개발 환경의 관점에서는 이와는 다른 양상이 벌어진다. 엔터프라이즈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주체는 SI업체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폰을 선택한다면 SI 업체는 직원들에게 맥을 지급해야하고 Object -C를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기존 설비에 기존의 자바 인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최소한의 교육으로 효과를 바로 낼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러한 상황들은 20년전과 같이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년 전과 다르게 전개될 수도 있음을 알려주는 몇가지가 있다.

우선 애플에 안좋은 것 한가지는 20년 전과는 달리 하드웨어에서 암초를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배터리 문제이다. 아이폰의 가장 큰 불만은 단명하는 배터리이다. 미인 박명이 여기에도 해당될지 모르겠지만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짧은 배터리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애플이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20년 전과 달리 엔터프라이즈가 시장을 선도하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20년 전에 컴퓨터를 들여놓는 사람은 아빠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충성고객은 아빠보다 젊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스마트폰을 지급해도 아이폰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다닐 것같다는 추측은 그리 무리한 것은 아닐 듯 싶다.

왜냐하면 아이폰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재밌고 이쁘다. 가지고 놀기도 좋다. 여기에 짧은 배터리 수명이나 비싼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나는 소중하니까 말이다.

또한 그렇다고 해서 개인용 스마트폰으로 안드로이드가 영역확보에 실패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일단 안드로이드는 잡스가 힘겹게 구축해 놓은 통신사의 협력과 사용 경험이라는 소중한 자산의 수혜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엔터프라이즈에서 승승장구하면 이도 역시 각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개발자와 사용자가 어떻게든 늘어날 것이고 그만큼 기기도 저렴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은 애플은 20년전의 과오를 되풀이 할 확률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애플이 20년 전처럼 그렇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 놓고 배타적으로 행동하는 애플은 개방과 오픈으로 무장한 다수에 의해 언젠가는 무너질 날이 오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스마트 폰이 들어가서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고 전망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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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imboyz.com BlogIcon 심보이 앞 부분을 읽어가는데 예전에 "뉴텍" 컴퓨터를 사고 싶어서 부모님을 조르던 추억도 생각납니다....역사에서도 비슷한데요, 새로운 판이 짠 사람이 그 판을 짜고 역할을 마치면, 그 이득은 후발주자들이 취하곤 하죠. 애플이 전자라면 구글은 후자죠. 저는 애플에서 구글로 시장 중심이 넘어가는 것은 시간문제 같습니다...그리고 어쩌면 저번 다음의 '아이폰지급'이라는 사건(?)은 큰 흐름보다는 지금 현상만을 놓고 판단한 실수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2009.10.08 09: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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