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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상생하는 모바일 에코시스템의 구축방안 및 발전방향 모색" 이라는 부제가 붙은 Communication Vision 2009라는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10만원 중반대에 달하는 유료 컨퍼런스라서 상당히 기대를 하고 새벽공기를 맞으며 잠실로 향했다.


컨퍼런스의 참가 회사들

컨퍼런스에 참석한 회사는
세 가지로 분류가 가능했다. 1군은 KT와 SKT 즉, 이통사였다. 이통사는 발표 트랙은 거의 없고 키노트와 패널 토론에만 참석하여 사람들 앞에 나서는 횟수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왜인지는 모르게 이 컨퍼런스를 개최한 주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모바일 에코 시스템, 쉽게 말해 앱스토어와 같은 것을 통해 스마트폰의 플랫폼, 개발자, 이용자가 함께 공생하는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고 컨퍼런스의 시작과 끝을 그 이야기로 장식했기 때문이다.

2군은 삼성전자, 블랙베리를 만든 RIM, MS, 안드로이드 개발사, 그리고 Moblin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들고 나온 인텔과 같은 벤더, 플랫폼 업체들이었다. 이들은 각기 트랙의 2/3 를 차지하고 있었고 자사의 신제품을 소개하거나 플랫폼을 소개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회사는 사실 주류는 아닌듯 싶은데 전자책을 준비하는 서점과 , 포털, 그리고 가상화솔루션, 소셜 네트웤 서비스 업체가 참석한 그야말로 기타 회사였다. 여기 참석한 회사들에겐 좀 미안하지만 이 트랙 3을 장식한 회사들은 정말로 나머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같이 나머지가 되기를 바라며 트랙 3에 머물러 있었다.

볼드모트와 아이폰


해리포터를 보면 마법세계의 모든 구성원들은 볼드모트라는 악의 화신을 두려워하여 그 이름 조차 꺼내는 것을 금기시 한다. 내가 어제 컨퍼런스에서 그럼 금기가 있는 듯한 마을에 잠시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스마트폰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도 누구도 아이폰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였고 기조 연설의 4번째 순서인 애드몹(모바일 광고회사로 구글이 근래에 인수)의 부사장인 John 선생정도에 와서야 아이폰의 이미지를 볼수가 있었다. 이것은 아이폰을 발매하려는 KT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의 이동통신사에 있어서 아이폰은 이런 볼드모트와 같은 존재로 인식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아이폰과 애플이 언급될 때면 그들은 애플의 폐쇄성을 비판하였고 아이폰을 침입자라고 까지 비하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얘기하는 모바일 생태계라는 것을 누가 구성했는지, 그리고 누가 스마트폰을 대중화하여 이러한 자리가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더 나아가서는 그들이 그렇게 노력해서 만들려는 앱스토어가 누구의 작품을 모방하고 있는지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금 이통사가 하려는 것은 애플과 아이폰을 같은 전략으로 따라잡으려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전세계인이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을 한국사람들은 긴 시간동안 침만 흘리고 쳐다보게 한 배후에 이통사가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비밀이다. KT의 기조연설시간에 1년 전부터 아이폰 도입을 고려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게 한국에서 되겠냐는 생각으로 끌다가 지금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하였다. 기조연설에서는 앱스토어가 작년 4사분기에 급격하게 팽창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에 아이폰이 도입될 수 있었던 것은 손정의 소프트뱅크회장의 덕이 크다고 본다.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던 아이폰의 일본에서의 선전이 루저 안목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기획자들에게 동기부여를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제 참석한 KT관계자는 이것은 대기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고, 패널토의에 참석하신 분 조차 아이폰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애플의 전략을 따라하고, 아이폰의 앱스토어와 같은 것을 만들면서, 심지어 아이폰을 수입하여 출시하면서 까지도 아이폰을 부정하고 있다. 이것은 너무도 심한 자기 부정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오전은 이러한 자기부정 속에서 진저리를 느끼면서 나는 교재를 훑어보았다. 삼성전자는 쇼옴니아, Limo(리눅스 기반의 모바일 플랫폼), KT의 쇼 옴니아, 인텔의 Moblin이라는 자기네들 칩을 기준으로 돌아가는 안드로이드 같은 자체 플랫폼, 윈도우즈 모바일... 모두가 아이폰의 대항마를 자처하고 나선 자칭 해리포터들로 가득차 있는 듯 보여 나는 트랙3으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트랙 3에는 싸이월드를 만든 이동형 사장님등이 있었다. 이 이야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하도록 하겠다.


이통사가 말하는 모바일 생태계

어제 컨퍼런스의 키워드는 누가 뭐래도 모바일 생태계였다. 그것도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하다못해 삼성, MS의 모바일 생태계가 아닌 SKT와 KT만의 모바일 생태계가 주된 이슈였다.


이들의 모바일 전략은 비슷 했다. 자사의 네트웍을 사용하는 스마트폰(SKT는 지금 사용하는 일반 핸드폰, 그러니까 피처폰으로 불리는 이러한 전화기들 까지 포함하고 있다.)을 위한 자체 플랫폼, 혹은 안드로이드 같은 오픈 플랫폼을 자사의 핸드폰으로 바꿀수 있는 변환기 같은 것을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어플리케이션을 각 개발자가 만들면 이것을 자신들의 앱스토어 즉, 소프트웨어 장터에 올려 수익을 나눠가진다. 그럼으로써 개발자들과 고객, 그리고 이통사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각 이통사는 이것은 개방이며, 개발자들을 지원하여 고객과 개발자들이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장미빛 청사진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패널 토의에서는 여러가지 우려가 나왔다.

첫째, 지금의 앱스토어 전략은 PC초창기의 삼성전자의 알라딘 서비스, 벤처붐이 일었을 때의 각 인터넷 사업자의 포털 서비스(한미르, 하나포스 등)와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컨텐츠나 쓸만한 프로그램이 없었을 때 사용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서비스일 뿐이고 이들은 차츰 경쟁에서 밀려나게 된 것을 답습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들은 모두 밥을 먹기 위한 반찬 같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동형 사장님은 일갈했다. 지금 하려고 하는 앱스토어는 스마트 폰의 사용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일 뿐, 앱스토어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참 일리가 있는 말이고 이동형 사장님의 장기간의 운영 노하우 속에서 생겨날 수 있는 통찰이라고 생각한다.

운영을 하다보면 컨텐츠 사업과 네트웍 사업이 배치되는 결정을 해야할 때가 올 수도 있다. 이 경우 이통사는 예전처럼 계열사로 분리하거나 아니면 본업인 네트웍사업에 유리한 쪽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것은 예전과 같은 실패사례와 동일한 결과가 될 확률이 크게 될 것이다.

두번째 우려는 이통사에 게임을 공급하는 EA코리아의 이사님(이름 까먹어서 죄송함다)을 통해 나왔다. 현재도 단말기 플랫폼, 화면 사이즈, 각 회사의 UI 룰, 단말기등이 너무 많아서 고민인데 새로나오는 플랫폼에, 거기에 각 이통사의 SDK까지 하면 개발 환경이 이전 처럼 복잡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아이폰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단일 기기, 단일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사용하는 아이폰을 가지고 개발을 하면 전세계 5천만 아이폰, 아이팟 사용자들이 동일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보장된다.

그러나 안드로이드만 해도 벌써 10여종의 단말기가 있고 회사마다 다르다. 여기에 이통사의 각자 환경을 고수하고자 한다면 개발 환경은 기존의 피쳐폰과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본다. 이렇게 되면 작은 게임하나를 만든다 해도 아이폰 처럼 두세명이 개발을 할 수 없게 된다. 많은 스마트폰을 가져다 놓고 테스트 하느라 볼장 다 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풀뿌리 개발자들 보다는 소수의 기업형태의 개발회사들만 생존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되었을 때도 아이폰과 같은 힘을 발휘하게 될까도 의문이다.

또 한가지 우려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에 손님을 빼앗기고 나면 앱스토어에서 앱을 살 의사가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하는 점도 생각해 볼 만하다. 적어도 구글과 애플의 앱스토어는 수천만의 앱의 살 능력과 의사가 있는 구매자를 전세계에 보유하고 있다. 개발자에게 이런 정도의 시장을 이통사가 보장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목초지를 개간해서 호수를 만들고 풀과 나무를 심은 후에 여러 동물들을 데려다 놓는 다고 해서 생태계가 조성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먹을 것을 그 안에서 얻고 또 이들이 다른 생물의 에너지 원이 되면서 순환을 해야 생태계가 존재하게 된다. 그런데 모바일 생태계에서 먹을 것과 에너지는 결국 앱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Money일 것이다. 그런데 이게 부족한 상태에서 생태계를 끌고 가려면 외부에서 누군가가 계속해서 공급해 주어야만 한다. 그런데 이렇게 누군가가 생태계를 억지로 살리려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이미 생태계가 아니라 동물원에 불과할 것이다. 이통사는 자기부정을 통해 자신들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주도하는 이런 종교활동 보다는 현실을 보다 냉철하게 바라보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컨퍼런스를 참가하는 동안 지울수가 없었다.

전반적인 인상

전체적으로 컨퍼런스를 평가하자면 돈이 좀 아깝다였다. 결국 자신들의 광고를 돈까지 내고 가서 들은 꼴이 되었다. 그럼에도 위안이 되는 것은 이동형 사장님을 불러서 시간을 내준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트에 이어서 하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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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dylanko.tistory.com BlogIcon 고영혁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안그래도 저 컨퍼런스 궁금했었는데 대충의 분위기가 상상이 가는군요. copy BM이 성공하려면 original 에 비해 거의 모든 면에서 동일하고 최소한 한 가지는 뛰어나거나, 아니면 original 과 똑같더라도 BM이 돌아가는 원동력(원료)가 original 이 통하던 시장에서보다 강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그리 녹녹해 보이지 않는군요. 다음 포스트도 기대됩니다. 생태계와 동물원의 비유 멋집니다~ ! 2009.11.26 03: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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