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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컨퍼런스에서 예전에 싸이월드를 만들었던 이동형 사장님이 참석하셨다. 지금은 나우프로필의 대표이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계셨다. 나우프로필은 트위터 필이 나는 런파이프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듯 하였다.

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10897

출처 : http://xarsrima.tistory.com/824


요전에 테크크런치에 싸이월드의 미국 사업을 철수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싸이월드는 한국에서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이트였지한국을 제외한 외국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던 것일까? 사실 이전 부터 개인적으로 왜 소셜네트워크 분야에서 첨단을 달리던 싸이월드가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하지 못했을까를 궁금해했다. 어제는 직접 이동형 사장님께 이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질문은 두가지였다. 첫째는 FaceBook.com이나 MySpace.com조차도 싸이월드를 벤치마킹할 정도로 소셜 네트워크의 가장 앞에 서있던 싸이월드가 왜 글로벌 서비스로 나아가지 못하고 말았는지 그것을 그저 소셜 네트워크의 진화의 과정으로만 보아야 하는지를 물었다. 그리고,  미투데이는 10대 20대 사용자가 많고 트위터는 30대 40대 사용자가 많은데 소셜 네트워크를 운영하면서 사용자들의 계층이 생기도록 유도하는지 아니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지를 질문하였다.

싸이월드가 왜 글로벌 서비스로 나아가지 못하였을까?

이동형 대표는 이 질문에 대해 몇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해 주셨다.

싸이월드가 오픈한 것은 2003년이고 2004년에 절정을 맞이하였는데 2003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때는 상당히 척박한 환경이었다고 한다. 이미 시장에는 프리챌과 같은 절대 강자가 즐비하였고 싸이월드는 이러한 틈바구니 속에서 경쟁을 강요당하는 실정이었다. 이 때문에 싸이월드는 이 강자들의 약점을 파악하고 자신의 약점을 보강하는 식으로 계속해서 진화하였고 그러한 와중에 결국 한국의 지배적인 서비스로 자리잡게 된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더 이상 경쟁자가 없는 안락한 상태는 진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하였고 이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결국 싸이월드의 패착은 한국시장만을 바라본 좁은 시야 탓이라고 인정한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 이후 외국의 새로운 소셜네트웍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싸이월드를 배워갔고 이들은 싸이월드가 한국시장에서 지배력을 확장했던 방법대로 싸이월드를 벤치마킹하여 약점을 보완해 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에 가서 서비스를 할때는 이미 싸이월드보다 한단계 더 진화한 서비스들과 경쟁해야 했고 여기서 밀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싸이월드는 자신의 약점을 보강해 나갈 수 없었다고 한다. 사용자의 니즈는 그 당시의 싸이월드였고 이것을 바꾸게 되면 기존의 입지도 보장할 수 없는 정도의 모험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싸이월드는 도토리로 대변되듯 자신의 미니홈피를 장식할 아이템을 구매하게 하여 수익을 내는 형태였다. 이것은 자신들의 사이트로 사람들을 불러들여 보게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FaceBook.com의 경우는 자신이 쓴 글을 각자의 화면으로 밀어 주어 친구들의 소식을 알기 위해 각 미니홈피를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없앤 서비스를 구사했다. 이 경우 도토리를 구매해서 자신의 홈피를 장식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기 때문에 싸이월드가 FaceBook.com과 같이 변경해 버리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버려야 하는 모습이 된다는 것이다.

글로벌 서비스로 나아갈 수 없었던 이유 한가지는 바로 커뮤니티의 속성 때문이었다고 한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한국의 많은 사용자가 큰 도움이 안되었다고 한다. 소셜네트워크는 친한 사람들끼리 자신의 커뮤니티를 확장시키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의 이용자와 미국, 일본의 이용자가 처음부터 섞이기는 좀 어려운 상태라는 것을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동형 대표님은 싸이월드가 한국에서의 선전이 그대로 외국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외국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알게 되어 당황했다고 말씀하셨다.

이 세가지 이유가 당시 소셜 네트워크의 첨단이었던 싸이월드가 안방호랑이로 전락해 버린 이유였다고 한다. 그런데 만약 싸이월드가 처음부터 글로벌시장(여기서 글로벌은 주로 미국을 의미한다. 이 현실이 좀 거시기하다.)을 타겟으로 삼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프리챌과 경쟁하지 않고 처음부터 미국시장에서 시작했다면 성공했을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때 당시 한국에서는 한국에서 1등은 곧 세계 1등이라는 생각이 팽배하던 때였다는 것과 싸이월드를 통해 그 시절 한국과 글로벌 시장의 격차를 실감해온 이동형 대표의 말을 비교해 보면 우리는 큰 착각 속에 빠져살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 전 포스트와 연계하여 보면 한국의 이통사는 아직도 한국시장만을 바라보고 있고 다른 서비스 업체도 그러한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좀 생각을 달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고 테크크런치50과 같은 세계적인 스타트업 행사에도 참가하여 눈높이를 상향조정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좁은 한국에서 서로 싸우지들 말고 세계속에서 경쟁하여 세계적인 서비스로 발돋움한다면 아이폰이 침입한다는 피해망상도 사라지지 않을까?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경험을 쌓고 있는 회사가 속속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도 공유하여 세계와 경쟁하는 좋은 서비스가 많이 탄생하기를 기원한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사용자 계층은 어떻게 형성되나?

커뮤니티의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처음에 발을 들여놓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람들을 이동형 대표는 건설자라고 표현을 하였다. 커뮤니티의 특성상 사람들은 자신의 영향력을 자연스레 행사하길 바라게 되고 그러한 차원에서 자신과 동질감이 있는 사람들을 끌어모은다는 것이다.

그래서 트위터는 블로거들을 중심으로 한 30대 40대 사람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고 이러한 계층적 성격은 점점 더 공고히된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 트위터에 10대가 들어와서 재미를 느끼기는 힘들 것 같다. 그건 맞는 얘기 같다.

이동형 대표는 답을 하는 중에 일본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얘기해 주었다. 일본에서 타겟으로 맞춘 것은 20대 여성이었는데 놀랍게도 건설자들은 40대 아주머니가 많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배용준이었다고 하는데, 그때문에 마케팅 초점을 20대 여성에 맞추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결국 40대 아주머니의 커뮤니티를 능가하지는 못한 듯 싶다. 그래서 운영자가 유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뉘앙스를 솔솔 풍기셨다.

그런데 이를 거꾸로 뒤집어 보면 아예 초기에 원하는 사람들을 건설자로 꽂아 놓으면 유도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미투데이의 경우 지드래곤 등의 마케팅을 통해 건설자 단계에서 10대의 사용자가 들어 올 수 있게 바탕을 마련해 놓았고 그 결과가 지금의 미투데이라는 것, 그리고
트위터의 경우도 김연아 선수와 이외수 선생님을 따라 들어온 사람이 많다는 것을 감안해 볼때 치밀한 계획이 있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질문에 대한 답은 여기까지 였다. 이동형 대표는 그리 달변가는 아니지만 그분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바라보는 통찰은 대단했다. 역시 한국의 소셜네트워크의 역사를 쓰신 분 다웠다. 질문때 감사를 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이 포스트를 통해 좋은 강의를 들었노라는 감사를 보내면서 마무리지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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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bomebee.tistory.com BlogIcon 봄꿈 싸이월드는 99년에 런칭되었습니다. 제가 싸이월드를 시작한지 10년입니다. -.- 2009.12.30 22:57 신고
  • 프로필사진 나무늘보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온지 6개월째.. 페이스북,구글,야후 등등에 다니는 친구들이 우글우글 합니다만, 한국 인터넷 서비스가 한시대를 풍미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몇 안되는 듯 합니다. 네이버,다음,싸이 등이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를 했더라면 하는 생각에 몹시 아쉽네요. 2010.05.24 05: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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