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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s

iPad를 상상하다.

novathinker 2010.01.29 11:16
웹상에는 어제 발표한 iPad의 여진이 남아 있는듯 하다. 동료들과의 대화에서도 iPad가 빠지지 않는 것을 보면 스티브 잡스는 인물인고 iPad도 물건이긴 한 듯 하다. 그러나 아직 iPad에 대한 얘기는 가격과 기능, 스펙 정도이고 이를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분 들도 많은 것 같다. 사실 iPhone은 전화기라는 정체성과 기존의 iPod를 통한 경험으로 상상하기가 쉬웠다.

그러나 iPad, 타블렛이라는 기종은 사실 기존에 없던 기기인 만큼 이 용도에 대해 상상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iPad는 기존의 iPhone의 확장판도 Notebook의 자손도 아니다. 스티브 잡스의 말마따나 iPhone과 맥북 사이에 있는 애매하다면 애매할 수도 있는 기기이다. 그리고 이는 기존의 이런 틈새를 노렸던 넷북, PMP, 전자책과 같은 컨버전스 제품들을 정조준 하고 있는 것 같다.

일단 iPad의 스펙중 눈에 걸리는 것을 살펴보자. iPad는 3G와 Wi-fi를 지원하는 기종이 구별되어 있다. 이것은 비용을 물면서도 이동성을 강조한 사용자 층과 저렴하지만 약간의 제한을 가지고 있는 사용자를 구별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다.

또한 iPad용 저작도구인 iWork를 지원한다. iWork는 맥에서 사용하는 Office같은 저작 도구 묶음이다. 구성으로는 파워포인트의 역할을 하는 KeyNote, 워드의 기능을 하는 Pages, 엑셀의 역할을 하는 Numbers로 구성이 되어있다. 맥의 경우에서는 이들은 각각 대응하는 MS-Office의 각종 파일을 읽어들일 수도 있고 기록도 가능하다. 다시 말해 KeyNote는 ppt문서를 읽어서 편집할 수도 있고 작업한 문서를 ppt로 저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맥용 오피스보다 이 iWork로 Office문서를 다루는 것이 더 나은 경험이었다.

이 iPad가 건설업에 종사하는 회사원 아빠, 보험 설계사 엄마, 그리고 대학생 형, 초등학생 동생의 4인 가족에 어떻게 흡수되는지 가상 시나리오를 한 번 적어볼까 한다.

아빠는 건설현장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아빠는 3G, 64Gb의 최고 사양의 iPad를 회사에서 지급받았다 아빠의 업무는 빌딩과 같은 건설 현장에서 도면과 일치되고 있는지를 체크한다. 기존에는 도면뭉치를 들고 다니며 여기 저기서 펼쳐보면서 작업을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iPad는 수많은 도면이 저장되어 있고 큰 화면에서 이를 보여주기 때문에 상당히 편하다고 한다.

또한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해 사내 위키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해결책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직원 관리나 결재도 상당히 편해졌다고 한다. 긴급하게 처리되어야 할 사항들은 푸쉬메일로 날아와서 관련 자료를 참조하며 신속하게 처리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장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사진과 함께 보고되는 내용을 통해 현장 상황은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엄마는 보험 설계사이다. 엄마도 3G, 16Gb의 iPad를 회사에서 지급받았다. 엄마는 요즘 얼굴이 환하다. 그동안 가지고 다니던 무거운 노트북을 벗어 던졌기 때문이다. 고객을 상담하기 위해서 항상 회사 서버에 접속하여 고객정보와 상품 정보를 맞추는 작업을 했었기 때문에 컴퓨터는 필수였다고 한다. 그런데 iPad는 너무 가볍고 부피도 작아서 편리하다고 한다. 또한 인터넷이 되는 곳을 찾아 다닐 필요도 없고 속도도 만족스럽다고 한다.

엄마는 이 iPad를 집에서도 많이 사용하신다. 전업주부보다는 아무래도 집안일이 서툰 탓에 엄마는 집안일, 특히 요리를 할 때는 인터넷이 없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엄마는 그전에 큰 노트북을 식탁에 놓고 레시피를 찾아 보았다. 그 때 엄마는 부팅해서 사이트를 찾아 들어가는 시간동안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무엇보다 키보드가 불결하다는 생각에 몇자 치고서는 손을 다시씻는 일을 반복했었다. 그런데 iPad는 배꼽버튼을 누르면 바로 켜지고 레시피 앱을 띄우는데도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요리를 검색하는 일도 없다. 사실 우리 저녁 메뉴는 이 앱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앱이 추천하는 그 음식이 우리 저녁이다. 엄마는 이 iPad를 앞치마 주머니에 넣고 요리를 한다. 나는 그러다 깨먹을거 같아서 좀 걱정이 되는데 엄마는 회사거라면 괜찮다고 한다.


형은 용돈을 모아서 Wifi, 32Gb iPad를 구입하더라. 학교에서 입학할 때 필요하다고 할부식으로 전환하고 어쩌고 해서 산 것 같다. 학교에서는 수업에 활용한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순전히 놀려고 구입한것 같다. 그래도 레포트는 iPad의 iWork를 통해 작성해서 바로 제출하는 것 같아서 아주 돈버린 것 같지는 않다. 형의 iPad는 엄마, 아빠의 것과는 너무도 다르다. 형은 영화도 iPad로 보고 책도 iPad로 본다. 그리고 가끔은 수업도 이것으로 하는 것 같다. 학교에 올려놓은 강의 동영상을 보고 레포트를 내기도 하고 친구들과 공동작업을 하기도 한다.

형이 가지고 있는 노트북은 이제 프로그램작업을 할 때만 사용을 한다. 형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많이 사용하는 작업은 노트북이 편하지만 영화를 보거나 웹서핑을 하거나 게임을 할 때는 iPad가 확실히 편하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폰에 비해서는 큰 화면이라 보기도 편하고 무엇보다 가끔씩 메모를 할 때도 iPad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동생인 나도 형과 같은 iPad를 가지고 있다. 초등학생이지만 이것도 학교 수업에 이용이 된다. CD로 나누어 준 교과서를 iPad에 넣어가지고 다닌다. 내 iPad에는 키가 작은 내가 큰 가방을 메고 다니면 키가 자라지 않을 것을 우려한 부모님의 배려도 들어가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장학습을 가거나 숙제를 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물론 게임도 많이 한다. iPad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 모여서 네트웍 게임을 한다. 옛날에는 컴퓨터로 스타를 하던 애들, 닌텐도같은 작은 화면으로 게임을 하던 애들도 큰 화면에, 아무데나 모여서 같은 게임을 할 수 있는 iPad를 구입하였다.

모든 가족이 iPad를 가지고 있게 된 것은 컴퓨터 보다 저렴한 가격덕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넷북과 비슷한 가격이지만 사용성이나 휴대성은 훨씬 앞서는 느낌이다.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던 애플이 만든 기기라는 장점도 한 몫 더하는 것 같다. iPad덕분에 컴퓨팅 작업이 더욱 확실하게 구분이 되는 느낌이다.

형의 얘기처럼 컴퓨터 사용의 대부분이 웹서핑이나 무엇을 보고 읽는 것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큰 화면과 가상키보드를 가지고 있는 iPad는 너무도 편하다. 물론 공간 제약도 없다. 넷북과 달리 누워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프로그램을 짜는 정도의 전문적인 작업을 할 때는 오히려 기존의 PC나 노트북이 더 적절하다. 그러고 보면 넷북이 가장 애매한 장비였던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iPad의 단점도 있다. 일단 우리집에서는 화장실에 iPad를 들고가지 않기로 약속을 했다. 아빠는 신문을 본다고, 엄마는 영화를 본다고, 형은 트위터같은 걸로 친구랑 노닥거린다고, 나는 게임한다고 모두 치질이 걸릴 판이다. 그리고 밖에서는 난리가 나는 것도 물론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단점은 iPad는 편하기는 한데 PC가 없으면 안된다는 점이다. 영화나 MP3를 다운 받거나 앱들을 정리할 때 등등 PC를 통하지 않으면 돈이 많이 들거나 귀찮은 작업이 아직도 있다. iPad에서 이런 작업이 가능하게 하던지 아니면 iTunes를 좀 유연하게 구성하든지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소설 처럼 써보았지만 iPad는 새로운 영역에 포지셔닝 될 것이고 결국 그 경계를 확장하여 PMP, 넷북과 같은 이동형 컨버전스 제품의 영역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가정에서 PC가 공용이었던 것에 반해 iPad는 더욱 더 개인화된 기기의 성격을 띠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바로 iTunes에서 발생하지 않을까 싶다. 여러 기기를 하나의 PC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iTunes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동영상이나 파일형태의 책, mp3 등을 저렴한 비용으로 획득하던 사용자들은 PC에서 다운받은 후에 이를 iPad로 전송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iPad를 위해 PC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이것은 향후 iPad의 확산에 작은 걸림돌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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