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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트위터에서 회자되었던 소식 중에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가 구글과 어도비를 싸잡아 욕한 것이 있었습니다. 잡스는 구글의 그 유명한 “Don’t Be Evil!!”을 헛소리로 치부하고 어도비는 게을러서 플래시는 버그 투성이라고 얘기한 것이 내용이다.

그런데 아무리 성격이 괄괄하기로 소문난 잡스라해도 지금까지 자기 성질대로 즉흥적으로 얘기한 적이 없다는 평이 있다. 다시 말해 그가 대충 지른 것 같은 말도 어떤 의도가 있고 그 의도는 결국 애플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유도했다는 말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자신이 한 말이 전 세계로 바로 타전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잡스이다. 게다가 구글과 어도비와 같은 강자와 감정싸움을 하는 듯한 모습은 그냥 재미로 보아넘기기는 어려운 대목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잡스는 왜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 요전에 발표한 iPad에 플래시가 빠진 이유를 댄 것일까? 그렇다면 구글은 좀 억울할 것 같다. 우리가 잡스의 이 이야기를 하면서 또 하나 화제로 삼게 된 것은 비난 이후에 나온 HTML5이다. 내가 보기엔 잡스의 노림수는 바로 HTML5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시장 상황을 보면 애플이 아이폰과 앱스토어를 가지고 히트를 치자 한다 하는 기업들은 각각 플랫폼과 디바이스, 그리고 앱스토어를 여느라 분주하다. 또한 애플은 iPad를 출시했다. 개발자 입장에서 볼때 이제 애플 앱스토어만 하더라도 대응해야할 기종이 2개로 늘어난 셈이다. 게다가 현재 14만개의 앱이 등록되어 있어 이미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앱스토어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는 날로 힘들어지게 되었다.

개발자들은 새로 부상하는 IT의 이머징 마켓을 찾게 될 것이다. 앱스토어와 같은 모델이고 급부상할 듯 보이는 안드로이드마켓이 주타겟이 될 것이고 MS, 노키아, 블랙베리, 인텔, 여기에 킨들까지 여러 앱스토어를 대상으로 지원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개발자들은 공통 플랫폼을 찾게 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트렌드는 데쟈뷰를 느끼게 한다. 그것은 개인용 컴퓨터를 대상으로 어플리케이션 시장이 확 커지다가 1990년대 중반 이후 웹으로 수렴되었던 경험이다. 모바일 시장도 이와 비슷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이 선전하고 있지만 이 스마트폰이 기업 시장으로 퍼지고 계속해서 도전자들이 새로운 기기를 가지고 나온다면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스마트 폰은 이제 전화기를 넘어 타블렛까지 확장되고 있는 시점이다.

여기서 잡스는 기존의 앱스토어의 한계를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iPad와 같은 디바이스는 iPhone과 같은 앱이 아기자기하게 돌아가는 그런 디바이스가 아닌 웹디바이스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스티브 잡스는 앞으로 벌어질 시장은 모바일웹이 중심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iPad는 iPhone이 뻥튀기 된 것이 아니라 Web Pad라고 하는 신종 기계를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인다.

잡스가 구글에 대해 한 얘기는 “너희는 좋은 기업이 아니다”라는 것이고 이는 구글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의도로 비춰진다. 그리고 어도비에 대해서는 “너네가 게으르니까 좋은 제품이 아니다”라고 바꿔 얘기할 수 있는데 이것은 플래시에 대한 공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구글은 모바일 웹시장으로 갈 경우 가장 어려운 상대가 된다. 그리고 플래시는 사실상 웹용 크로스 플랫폼이고 컨텐츠를 담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게다가 iPad에 플래시를 허용한다면 앱스토어에 있는 게임 앱들은 사실상 구매력을 잃게될 수도 있어 비즈니스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다.

잡스는 이러한 경쟁자를 견제하고 HTML5라는 기술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함으로써 모바일웹을 준비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새로운 컴퓨팅을 기대했던 사람들이 iPad 에 실망할 수 없었던 이유는 기존의 웹에 특화된 기계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누워서 인터넷을 하고 인터넷을 통해 많은 컨텐츠를 받아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iPad는 모바일 웹 관점에서 보면 물건인 듯 하다. 보다 큰 화면에서 굳이 앱을 통해 인터넷에 접근하는 것 보다는 브라우저를 통해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자유로울 것이다. 그리고 탭을 지원하는 브라우저라면 굳이 멀티태스킹이 되지 않는다 해도 상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이제 HTML5라는 단일한 플랫폼에서 강력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면 이는 더 나을 수 있다. 어차피 앱 시장에는 이미 나올 것이 다 나왔기 때문에 웹서비스와 앱이 결합한 형태로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 이 추세를 보면 모바일 웹으로 바로 가는 것도 큰 무리는 없을 듯 싶다.

iPad의 경우 수익은 기존의 앱스토어에 책 시장이 더해지는 사항이 될 것이고 모바일 웹의 사용성이 극대화된 기기로 자리매김 할 경우 디바이스 장사도 짭짤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터치에 더 최적화된 모바일 웹으로 HTML5가 개선이 된다면 iPad는 또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여 또 하나의 히트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런 시나리오대로 된다면 플랫폼을 가진 플레이어로서 시장의 영향력은 점점 더 공고해 질 것이다. 또한 이러한 가정들이 사실이라면 애플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욕도 계산해서 하는 잡스는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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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cilavinka.tistory.com BlogIcon Aptunus 우선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국내의 모 기업처럼 쫒아가기에 바빠 온갖 추잡한 짓을 하는것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과 시장을 창출해 내는 잡스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깊게 느껴집니다. 물론 이 사실을 국내기업들은 알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잡스가 이루고자 하는 HTML5기반의 웹표준화와 전자상거래가 국내에 정상적으로 정착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2010.02.02 16:36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twitter.com/novathinker BlogIcon novathinker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새로운 생활양식을 디자인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잡스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0.02.03 08:11 신고
  • 프로필사진 멀더끙 글쎄요....
    구글에 대한 내용은 잘 모르겠는데, 플래시는 확실히 버그가 많은 프로그램입니다. 모바일에 심기에는 무겁기도 하구요..
    제가 보통 3개 정도의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데 브라우저마다 플래시가 정상 작동하기도 하고 에러가 출력되기도 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플래시 업데이트로 인해서 기존의 기능이 먹통이 되어 버리는 경우도 간간히 생겨나구요...
    이런 상황에서 UI, Perfomace를 최적화 시켜둔 아이폰/아이팟터치/아이패드 등에 플래시를 얹는 다는건 무리수가 크게 되겠죠...
    잡스가 플래시는 지저분한 프로그램이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서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저도 동감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구.. 제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플래시가 탑재 된다고 해서 아이폰/아이팟터치/아이패드의 어플리케이션에 더 넓은 가능성을 열면 열었지 구매력을 잃게 만들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2010.02.02 22:10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twitter.com/novathinker BlogIcon novathinker 플래시에는 상당히 많은 양의 캐쥬얼 게임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앱에 올라와 있는 게임과 비슷한 컨셉들이 많이 있죠. 만약 iPad와 같이 큰 화면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웹에 축적된 플래시 게임들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사용자들은 굳이 앱스토어에서 구매을 하지 않고 비슷한 게임을 그것도 무료로 획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만약 플래시 게임도 유료모델이 될 수 있다면 굳이 앱스토어를 경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죠. 잡스는 이를 경계하고 있는듯 합니다.
    2010.02.03 08:14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codisaiko.tistory.com BlogIcon 코디사이코 과연 아아패드가 과연 국내에서 성공할것인지... 2010.02.02 22:33 신고
  • 프로필사진 우리나라는.. 시장 규모가 워낙 작아서 성공하든 말든 큰 차이가 없을 듯 하네요. 2010.02.03 00:56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twitter.com/novathinker BlogIcon novathinker 개인적으로 저는 아이패드가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정용 노트북이나 넷북 시장을 대체하겠지요. 휴대를 많이 하면서 키보드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1차 타깃입니다.
    그리고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다 보면 전원케이블 마우스 챙기기가 귀찮죠.. 아이패드는 그냥 책을 가져다니듯 가지고 다닐 수 있습니다. 이런 사소한 것이 엄청난 편의성을 제공할 것이고 이는 곳 디바이스의 강점이 될 것이니까요.
    2010.02.03 08: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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