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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가 출시되고 계속해서 비판 받고 회자되는 것은 바로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전 포스트에서도 언급했듯이 잡스가 플래시를 자신의 제품에서 밀어내고 있는 모습은 감정적인 이유를 넘어 선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아주 중요한 선택이다.

단도 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애플은 어도비나 플래시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수많은 개발자와 이것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있다는 성격때문에 플래시를 자신의 플랫폼에 이식하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플래시는 OS와 브라우저를 넘나드는 사실상의 공통 플랫폼이다. 인터넷을 처음 사용할 때 가장 먼저 설치하는 플러그 인이 바로 플래시에 해당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유튜브나 여러 동영상 업체도 플래시를 기반으로한 flv 포맷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크로스 플랫폼의 장점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플래시는 또한 웹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동적인 화면을 제공해준다. 게다가 잘 마련된 플래시 개발 툴로 인해 개발의 용이성이라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 플래시는 거의 10년에 걸친 시간동안 많은 개발자를 확보하였고 지금도 끊임없이 플래시가 양산되고 있다. 이 플래시는 게임, 음악, 동영상 거기에 책과 같은 형태로 웹이 배포가 가능하고 상당한 양을 무료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라는 디바이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있고 여기에 앱스토어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웹브라우저를 통해서 기존의 웹환경을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하지만 플래시를 웹브라우저를 통해서건 아이튠즈를 통해서건 사용할 수 없게끔 해 놓았다.

그 이유는 플래시를 어떤 형태라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통해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앱스토어라는 생태계는 위협을 받게 된다. 블로그나 사이월드와 같은 사이트에 플래시 기반으로 만들어 놓은 스트리밍 장치들을 아이폰에서 들을 수 있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자. 아이튠즈에서 굳이 음악을 사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게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플래시 게임은 하나의 장르가 되어 있을 정도로 웹 상에 방대한 양이 존재한다. 그리고 게임의 성격도 그리 복잡하지 않은 캐쥬얼 게임이다. 이것은 앱스토어에서 제공하는 게임과 그 성격과 내용이 비슷하다. 이 비슷한 내용의 게임을 웹에서 구할 수 있다면 앱스토어에서 돈을 지불하고 사는 사람의 수는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것은 아이패드에서 노리고 있는 책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발생할 수 있다. 어도비사는 플래시 뿐만이 아니라 PDF포맷까지 가지고 있다. 어도비사는 이 PDF에 저작권을 구별할 수 있는 DRM을 포함하여 전자책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바로북스와 같은 회사에서 PDF기반의 전자책과 플래시 기반의 PC용 전자북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플래시를 제공한다면 좋은 디바이스에 남의 컨텐츠 장사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꼴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은 삼성처럼 디바이스 자체가 목적이 아닌 회사이다. 그들은 디바이스를 통해 나름 폐쇄된 지상 낙원을 만들어 컨텐츠 장사를 하려는 회사이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애플이 앱스토어의 가장 큰 매출을 가져다 주는 게임과 차세대 컨텐츠 시장의 맹아인 전자책을 남들의 잔치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애플이 사용자들에게 등을 돌리면서 까지 무리하지는 않는 듯 하다. 어도비는 자사의 어도비 플래스 프로페셔널 CS5에서 아이폰용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http://asadal.bloter.net/6535 ) 이에 대해 애플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사실 애플입장에서 플래시가 아이폰, 아이패드가 돌아가는 것 자체에 대해 진저리를 치는 것이 아니라 앱스토어를 경유하지 않고 컨텐츠가 돌아다니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 지면 플래시가 아니라 후레쉬맨이라 할지라도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배포가 될 것이고 애플 입장에서는 플래시 개발자가 애플의 생태계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니 두 손들고 환영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스티브 잡스는 일전에 플래시는 버그투성이에 어도비는 게으르다라고 인신공격 수준의 얘기를 했다. 이를 통해 적어도 애플이 아이패드, 아이폰에서 플래시를 탑재하지 않는 이유를 알게 된 셈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 대해서 애플이 어도비에 대해 척을 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은 잡스의 사견처럼 들리고 잡스 때문에 애플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애플이라는 회사의 이미지가 떨어지지도 않는다, 어차피 남 욕이나 하는 나쁜 놈은 잡스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것은 잡스의 살신성인에 근간을 둔 고도의 심리전으로 생각된다. 애플이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온존시키기 위해 사용자의 편의를 저벼렸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갖게하기 보다는 자기 혼자 욕먹고 실속을 차리자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 잡스가 무섭고 애플에게 플래시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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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cilavinka.tistory.com BlogIcon Aptunus 전 개인적으로 잡스가 플레시를 끝끝내 체택하지 않은 이유로 패쇄적 낙원을 만들기 위함도 물론 있겠지만, 15만개의 어플이 등록되어 있는 애플앱스토어를 이미 레드오션으로 받아들여서 이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어도비 역시 HTML5가 미래 웹의 형태가 됨을 부정하고 있지 않으니, 잡스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이 HTML5에서 선도적인 역할로 시장을 이끄려고 하기때문이 아닐까 생가됩니다.
    2010.02.06 21: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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