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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회사에서 만든 제품(상품, Product)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 제품이라고 하는 것은 단지 옷이나 가전제품과 같이 공장에서 생산된 것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컴퓨터를 통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도 제품에 속한다. 이것들은 만드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이 분리되어 있다는 특징을 가지며 만드는 사람은 사용하는 사람의 선택을 받아 가치를 창출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아야 하는 속성 탓에 이 제품이라고 하는 것은 계속해서 다른 유사 제품들과 경쟁하게 된다. 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생산자는 자신의 제품을 다른 제품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들을 추가한다. 이렇게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제품들은 계속해서 진화해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제품들이 진화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하나의 흐름이 보이는 듯 하다. 그림에서 처럼 새로운 제품군이 시장에 진입할 때는 제품을 만드는 데에 따르는 차별성, 즉 기술이 부각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제품은 어떤 기술이 도입되었다 혹은 왜 좋다는 식으로 알려진다. 다시 말해 이 제품이 다른 제품에 비해 우월함을 논리적으로 납득시키는 단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제품에 대한 기술의 발전이 사용자에게 주는 만족은 한계 효용이 체감 되는 것 같다. 좀 더 쉽게 말하면 기술이 어느 수준에 이르게 되면 그 때 부터는 사용자들이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시점이 되면 그저 기능 하나가 더 많다고 우위를 차지할 수 없다. 이 때 부터는 안정성과 성능이다. 내구성, 유지비, AS, 품질, 서비스 등으로 판가름 나게 되는 것이다.

품질이 어느 정도 평준화가 이루어지면 이 때 부터 제품의 차별화는 디자인에서 이루어진다. 이제 제품 자체의 기능적인 측면 보다도 그것이 얼마나 있어 보이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진다고 볼 수도 있다. 사실 디자인은 기술 보다 사람을 만족시키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경쟁을 하다보면 디자인에서도 차별성을 크게 부각시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후 제품간의 경쟁은 UX(User Experience)를 지향한다. 이제는 제품 자체로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라 이 제품을 통해 사용자는 어떤 경험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가지고 경쟁한다.

기술 -> 품질, 서비스 -> 디자인 -> UX 로 이행하는 진화의 과정은 이성(머리) -> 손,발 -> 눈 -> 감성(마음) 으로 진화하는 것으로 대체해 볼 수 있다. 결국 인간이 만든 제품은 머리에서 마음으로 진화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과정을 좀 더 현실감 있게 받아들이기 위해 TV의 예를 들어볼까 한다.

처음 TV가 나왔을 때 컬러 TV, 리모콘, 평면 등 기술 발전에 치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집집마다 TV가 보급되고 TV가 하이테크 제품에서 생활 가전으로 인식이 변모되었다. 이후 사람들은 TV의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기를 바라게 되었다. 즉 고장 없이 내가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TV를 원했던 것이다. 그리고 만약 고장이 나더라도 AS기사들이 바로 출동하여 처리해 주는 회사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러다 2000년대가 되자 이제 TV는 그저 가전제품을 넘어서 거실을 꾸미는 디자인 제품이 되었다. 삼성이 지금 세계적인 TV회사가 된 것도 이 시기에 이러한 접근을 성공적으로 시도했기 때문이다. 거실을 아름답게 하여 있어보이게끔 하는 TV는 이제 방송을 보여주는 기기 이상의 디자인 제품이 된것이다

그러나 이후 각 경쟁사들에게 좋은 디자인의 TV는 당연한 것이 되었고 이제는 새로운 경쟁 형태로 접어들고 있다. 그것은 바로 TV를 통해 사용자들이 즐거운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다. 각 TV제조사들은 '아바타'라는 영화를 통해 힌트를 얻어 케케묵은 3D기술을 접목하여 또 하나의 신기한 경험을 주려고 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IT회사들은 인터넷과 TV라는 경험을 주기 위해 여러 제품을 구비하고 있다. 이 UX경쟁은 이제 시작인 것으로 생각되고 앞으로 이 경쟁에서 승리하는 회사가 TV시장의 새로운 Winner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진화 흐름은 소프트웨어에도 그대로 들어맞는것 같다. 소프트웨어도 처음에는 다른 제품이 할 수 없는 기능을 구현한 소프트웨어가 우월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 격차는 금새 줄어들게 되고 이 다음 부터는 버그 없는 소프트웨어, 버그패치가 잘 되는 소프트웨어가 우월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도 시간이 지나 사용자가 이 제품들의 품질이 비슷하다고 느끼게 되면 그 이후부터는 보기 좋은 소프트웨어를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시장에서 승리하는 소프트웨어는 쓰기 편하고 쓰면서 만족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제품이나 UX단계의 경쟁에 접어 들게되면 선두의 자리가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UX단계에서는 시장의 판도가 변할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애플이다. 애플은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이 지배하는 핸드폰 시장을 단번에 뒤집었다. 타블렛은 MS, 인텔이 지배하는 컴퓨터 시장을 뒤집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후발 주자에게 마냥 기회가 있는 것은 아니다. UX단계에서의 변화는 사용자들의 눈 높이를 현격히 높여주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될 수록 후발 주자는 더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세상은 점점 빨라지고 있고 이러한 제품의 진화도 이제는 전체적으로 속도가 빨라졌다. 그래서 앞으로 UX단계에서 경쟁하는 제품이 점차로 늘어날 것이다. 이것은 음식, 옷, 필기구와 같은 생필품에서 가전제품 등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제공하는 제품이 어느 단계에서 경쟁하고 있는지를 잘 살펴 UX로 진화하지 않았다면 먼저 가서 이 경쟁을 주도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UX단계에 접어들었다면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는 과감함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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