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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s

3 스크린, 행간을 읽자.

novathinker 2010.03.08 14:18
스마트폰의 도입으로 기존 매체들까지 영향을 받게 되어 휴대폰, PC, TV라는 기기를 3 Screen이라는 명칭으로 뭉뚱그려 얘기하는 움직임이 있다. 세 매체의 공통점이 바로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유래한 이 말은 이제 컴퓨팅이 3개의 매체를 통해 동일하게 그리고 끊김없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껏 이 세 기기는 자신의 고유 영역이 명확했음에도 하나로 묶여서 얘기된다는 것은 좀 특이하다. TV는 보는 기기, 전화기는 대화하는 기기, PC는 저작 등을 하는 기기였다. 단지 디스플레이가 있다는 이유로 여기에 인터넷이 추가된다고 해서 뭉뚱그려지는 것은 아무래도 좀 억울한 듯 하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자. 전화기가 전화하는 기기라면 스카이프가 되는 PC는 전화기인가? 방송을 수신해서 볼 수 있는게 TV라면 DMB가 되는 전화기는 TV인가? 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을 할 수 있고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것이 PC라면 스마트폰은 PC인가? 이렇게 생각해 보면 이 세 기기의 아이덴티티란 모호하기 이를데가 없다.



From Flickr by AVSA

이렇게 기기의 경계가 모호해진 상태에서 3 Screen이라는 것을 단지 화면, 인터넷을 공유한다는 것으로만 이해한다면 앞으로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실기를 범할 수도 있다. 3 Screen이란 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기기가 새로운 기능을 가진다는 관점을 벗어던져야 한다. 3 Screen는 공통 플랫폼위에서 각 매체의 속성을 고려한 컴퓨팅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다시 말해 3 Screen는 이 모든 것이 컴퓨팅을 할 수 있는 컴퓨터로 이해해야 하며 이들의 용도는 그 속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속성은 이동성이다. 그러므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실시간 컴퓨팅이 가장 중요한 용도라 할 수 있다. PC는 저작이 편한 속성이 있다. 그러므로 정보를 생산하고 입력하는 용도에 가장 적합하다. TV는 이 중에서 가장 큰 화면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곳에 설치해 놓고 다수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컴퓨팅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러한 컴퓨팅을 끊김없이(Seamless) 하기 위해서는 모든 기기가 같은 플랫폼이거나 그에 준해야 한다. 예를 들어 회사의 컴퓨터에서 문서작업을 하다가 집에가서 작업을 할 경우 동일 OS에 Office프로그램만 설치되어 있으면 가능하다. PC는 달라지지만 그 플랫폼과 그 위에 설치되어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동일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3 Screen이 원활하게 동작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식의 공통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 사무실에서 PC로 저작한 것을 이동하는 도중에 스마트 폰으로 리뷰하고 다시 이를 공개하기 위해 TV로 옮기는 작업을 한다고 할때 적어도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하나는 내가 생성한 데이터의 이식이 자유로워야 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이 데이터를 구동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3 Screen에 모두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시기는 3 Screen이라는 것이 태동하는 때이고 MicroSoft, Google, Apple 등 모두가 이러한 통합환경을 위해 고군 분투하고 있다. 이들은 단지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이라는 기기를 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들의 플랫폼을 기기에 상관없이 이식하려는 싸움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의 경쟁이 첨예한 이유는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컴퓨팅의 중심축이 이동한 상태에서 이 시장을 선점하면 향후 PC와 TV로 플랫폼을 확산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플과 구글은 여기서 정면 승부를 하고 있고 MS는 PC라는 유리한 고지에서 TV, 스마트폰으로 우회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앞으로는 3 Screen의 틈새를 메우는 Screen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작은 Screen인 스마트폰과 중간 Screen인 PC사이에 타블렛이 있다. 이 타블렛은 저작이 필요없지만 독서, 영화, 서핑과 같은 개인화된 보기(View)를 위한 것으로 현재 열세인 PC라는 시장을 넘보기 위한 하나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틈새는 PC와 TV이다. TV의 Screen 보다 작고 PC화면보다는 큰 30인치 정도에 터치스크린과 같은 인터랙티브한 UI를 가미한 것을 상상해 볼 수도 있다. 이것은 테이블 PC와 같은 형태로 유투브 동영상으로 소개된 것처럼 소규모의 그룹이 한데 모여 놀거나 작업을 할 수 있는 디바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요컨데 3 Screen은 기존의 기기들에 기능 정도가 추가된 것이 아니다. 이것은 기존의 기기와 비슷한 외형으로 나타난 새로운 기기이며 PC로 대변된 컴퓨팅을 다시 정의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제는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OS를 부팅시키는 의식따위는 하지 않아도 되며 어디서나 가벼운 컴퓨팅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영화에서 보던 그러한 컴퓨팅의 문턱을 우리는 넘고 있는 것이다.
PS) 이 글을 쓴 목적은 앞으로 우리는 기존의 매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논지가 다소 흐려진 감이 없지 않다. 외국의 거대 IT업체들은 이미 TV, PC, 전화라는 구분을 머리 속에서 지우고 이 다변화된 플랫폼에서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TV, 전화라는 제품의 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이 있지만 TV의 연장선, 전화기의 연장선에서 앞으로의 디바이스를 생각한다면 큰 흐름을 놓치게 될 것이라는 생각때문이다. 또한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프로그램을 하는 분들도 아이폰, 안드로이드, PC에 갇히지 말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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