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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트위터라고는 했지만 사실 얘기하고 싶은 것은 소셜네트워크 전반에 걸친 것이다.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사람들과 만남을 같는데 있어 심리적, 경제적 비용이 엄청나게 떨어졌다. 바꾸어 말해 아이디와 의도만 있다면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면접촉을 하면서 우리가 갖게 되는 편견과 동질감을 형성하는 인사, 소개와 같은 그런 단계도 생략하여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속도도 빨라졌다.

이 새로운 인간 관계에 대해 극단적으로 두가지 상황을 가정해 볼 수 있다. 한 가지는 이것을 현실계의 인간관계와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대화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나와 같이 인격을 가진 인간이다라는 생각이다. 또 하나의 극단은 영화 매트릭스에서 빨간약을 먹지 않는 네오처럼 모든 것이 가상이며 단지 그것이 실재한다는 믿음 뿐 그러한 존재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양극단의 스펙트럼에서 나 자신의 위치를 살펴보면 전자에 가까운 곳에 있는 듯 하다.


From Flickr by ThomasThomas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하게 된다. 트위터 상에는 분명 기업트위터 계정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 계정이 나와 같은 계정이고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하고 생각을 공유한다. 그런데 사실 그 계정의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그 뒤에는 이를 운영하는 운영자가 있을 뿐이다. 이 운영자가 퇴사를 한다고 해도 그 계정은 존속할 것이고 계속해서 우리는 대화를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계정은 이미 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경험과 지식, 성격, 그리고 세계관이 모두 동일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전 담당자가 다른 회사에서 다른 기업트위터 계정으로 우리에게 다가 온다면 이는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개인과 계정의 괴리가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이 기업트위터와 관계를 가졌던 우리는 가상의 인물과 대화한 것인지 아니면 운영자와 대화를 한 것인지 알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는 좀 낫다. 기업트위터인 경우 보통 기업트위터라고 하는 자신의 정체를 미리 알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계정 뒤에 숨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인 양 행세한다면 우리는 실제 인간과 관계를 맺는 것인지 아니면 허상과 관계를 맺는 것인지 파악할 수 없게 된다.

영화 매트릭스를 기억해 보자. 매트릭스의 세상은 기계가 인간이 실제 삶을 사는 것 같은 가상 현실을 뇌 속에 주입시키는 것이다. 실제로는 한오라기의 태양빛도 없는 세상인데 그들의 뇌는 화창한 봄날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눈과 피부와 같이 감각을 느끼는 기관이 신경을 통해 전달해 주는 신호로 우리는 사물을 인식하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럼에 있어 세상에 대한 느낌은 감각적 신호와 이에 대한 인식이 합쳐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눈, 코, 귀, 혀, 피부와 같은 감각기관을 대체하여 신호를 보내준다면 뇌는 실재하지 않는 세상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개인의 감각기관에 대한 얘기를 조금 더 확장해 보자. 우리는 세상을 알기 위해 뉴스를 보고 듣고 찾는다. 그렇게 따지면 세상을 느끼는 우리는 매스 미디어나, 소문, 인터넷 이라는 감각기관을 통해 전달된 정보를 우리가 해석하는 것으로 세상을 인식하게 되는 셈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우리의 뇌가 되고 감각기관은 매체들로 대체하여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트릭스와 같은 원리로 우리가 접하는 정보에 의해 우리의 인식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가 인간 관계를 맺었던 방식은 이전까지만 해도 1차원적이었다.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고 대화를 나누고 어떠한 행위를 하면서 그 사람을 알아가는 방식이었다. 소셜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우리는 네트워크 저 너머에 있는 사람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것은 다른 사람을 인지하는 방식에 하나의 층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전의 방식은 우리의 감각기관이 주는 정보를 통해 타자를 인식했지만 이제는 감각기관 외부에서 전달되는 정보를 통해 다른 사람을 인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이 발달하고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도 다양화되고 비용은 더욱 저렴해 질 것이다. 또한 이 속에서 우리는 가상의 인물과 관계를 맺게될 확률도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좀 오바한다면 트위터를 하는 기계가 나와 우리는 이 기계를 인간으로 생각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가운데서 우리가 네오처럼 빨간약을 먹게 된다면 상당한 혼란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어느 세미나에서 소설가 박경리씨가 한 말씀이 생각난다. 이 말씀을 요약하면 “소셜 네트워크는 하나의 그물과 같은 것이다. 이것은 생태계의 연결과 같다. 생태계는 모순이 담겨 있다. 자유와 평등과 같은 이런 모순이 결국 우리의 본질이다. 우리는 여기서 균형감각을 찾아야한다.” 정도가 된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가상 인물과 실재 인물에 대한 것도 어떻게 보면 존재에 대한 모순일 수 있다. 결국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인간 관계를 맺는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도 균형감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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